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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일까?
우사미 린의 <최애, 타오르다>는 일본 여고생 아카리가 혼성아이돌그룹의 멤버인 우에노 아사키를 '덕질'하는 것을 메인테마로 하고 있다.
아이돌 문화는 대한민국에서도 역시 친숙한 문화이며 누구나 최애를 하나씩은 마음에 품고 사는게 아니냐는 트윗에 공감하는 많은 아이돌 덕후들에게,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고 싶은 일반인(?)에게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우사미 린은 이 소설에서 평범한 생활도, 기초적인 공부도 쉽지 않지만 최애에 대해서는 집중하는 아이돌 팬인 아카리의 생각들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나 역시 엔터산업에 발 담군 적이 있었던 터라 아카리의 머릿속 흐름과 행보들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다. 팬을 구타하는 사건으로 최애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팬의 모습, 그럼에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팬의 마음. 현실적인 사건과 그에 대한 팬의 태도와 생각들을 지켜보며 옳고그름과 응원 중 어떤 쪽을 선택할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다들 어렵지 않게 해내는 평범한 생활도 내게는 쉽지 않아서, 그 여파 때문에 구깃구깃 구겨져 괴롭다. 그래도 최애를 응원하는 것이 내 생활의 중심이자 절대적인 것이라는 점만은 세상 그 무엇보다 명확했다. 중심이 아니라 척추랄까.
최애를 둘러싼 모든 것이 나를 불러 일깨운다. 포기하고 놓아버린 무언가, 평소에는 생활을 위해 내버려둔 무언가, 눌려 찌부러진 무언가를 최애가 끄집어낸다. 그래서 최애를 해석하고 최애를 알려고 했다. 그 존재를 생생하게 느낌으로써 나는 나 자신의 존재를 느끼려고 했다. 최애의 약동하는 영혼이 사랑스러웠다. 필사적으로 쫓으려고 춤추는 내 영혼이 사랑스러웠다. 외쳐, 외쳐, 최애가 온몸으로 말을 건다. 나는 외친다. 소용돌이치던 무언가가 갑자기 풀려나 주변 모든 것을 쓰러뜨리는 것처럼, 성가신 내 목숨의 무게를 통째로 짓뭉개려는 것처럼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