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로봇공학 연구자와의 대화 중 중요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로봇 전문가를 더 빠르게 양성하기 위한 연구는 활발하지만, 정작 로봇이 대량으로 생산되어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될 경우 사회와 일자리가 어떻게 바뀔지를 고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저자는 노동자와 리더 모두 거대한 기술 변화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채 미래를 향해 가고 있음을 깨달았고, 사람들이 다가올 시대를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저자는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세상의 ‘보이지 않는 운영체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 AI가 전기나 인터넷처럼 사회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더 이상 특별하게 의식되지 않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다. 이미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특별한 기술로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처음의 놀라움은 금세 익숙함으로 바뀌고 어느새 삶의 방식 또한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저자는 동시에 AI 의존이 가져올 위험에 대해서도 경고한다. 특히 사람이 AI의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스스로 판단하고 검토하는 역량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은 새겨볼 만하다. AI는 지식은 많지만 경험이 없는 ‘무경력 사원’과 같아서, 편향된 데이터를 반복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사실처럼 만들어내는 ‘환각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책에서는 “뉴욕타임스 1면에 실려도 괜찮은 정보만 입력하라”고 말하며, AI를 신뢰하되 반드시 검증해야 함을 강조한다. 실제로 AI를 사용하면서 편리함에 감탄하는 동시에 부정확한 답변을 직접 검토해야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 부분은 더욱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AI 시대일수록 오히려 인간적인 가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대목은 반가웠다. 자료 조사나 보고서 작성처럼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빠르게 자동화되겠지만, 신뢰를 만들고 관계를 이어가며 감정을 조율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은 AI에 과감히 넘기고, 사람은 판단과 관계, 경험이 필요한 영역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AI의 편리함에 익숙해질수록 AI 없는 세상은 점점 상상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 온통 키오스크와 로봇이 일상화된 미래를 그려볼 때, 역설적으로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인간적인 모습들이 오히려 가장 귀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AI는 훌륭한 비서가 될 수 있지만 사람 사이의 친밀감까지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급변하는 기술의 시대 속에서도 우리가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은 다시 '사람'과 '관계'에 있음을 담담하게 일깨워주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