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주관적 리뷰입니다.
서울대 공학 박사 출신의 저자는 어릴 적 건전지를 넣으면 움직이는 장난감을 좋아하면서부터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덧 아빠가 된 저자는 “모터에 건전지를 연결하면 왜 돌아가요?”라는 어린 아들의 질문 앞에서, 그 긴 과학 이론을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만화 형식의 과학책을 쓰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복잡한 이론을 나열하기보다, 과학이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해 왔는지를 쉽고 흥미롭게 보여 주고 싶었던 마음에서 말이다.
최초의 과학적 ‘왜’라는 의문을 본격적으로 품기 시작한 시기가 고대 그리스라고 한다. 그 이전에도 사람들은 자연 현상을 관찰했지만, 언제나 원인은 신에게서 찾았다. 번개는 신의 분노, 계절의 변화는 신의 이동이라는 식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점차 신에게서 벗어나 자연 자체에서 원인과 규칙을 찾기 시작했다.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왜 별들은 움직이는지, 자연에는 일정한 질서가 있는지 질문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논리와 근거, 수학이 발전하며 위대한 천재들의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며 내 속에서 살짝 꼬여 있는 듯한 질문이 일었다. 그렇다면 그 자연의 규칙 자체는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겨울엔 눈이 오고 여름엔 더운 이런 질서는 언제부터 존재했던 것일까. 우주는 언제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과학은 많은 것을 밝혀냈다고 하지만, 인류는 딱 어느 시점부터에서만 질문을 하기로 약속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을 배우는 이유가 단순히 세상을 더 편리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싶어서라는 저자의 말은 왠지 따듯한 느낌과 함께 깊은 공감이 된다.
책은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 보며 세계를 신화가 아닌 자연으로 설명하려 했던 탈레스부터, 수와 비례로 세상의 질서를 설명하려 한 피타고라스, 질병을 신과 주술의 영역에서 이성의 학문으로 끌어낸 히포크라테스, 태양 중심의 우주관을 제시한 코페르니쿠스, 별의 위치를 좌표로 정리하며 천문학의 기초를 닦은 히파르코스 등 열세 명의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위대한 인물들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무엇을 바꾸었는지를 풀어내며 과학의 흐름을 보여주어 흥미롭다.
특히 피타고라스가 음악의 화음이 수의 비율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밝혔고, 자연 속에 수학적 아름다움이 내재해 있다고 보았다는 부분은 처음 알게 된 내용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피타고라스의 정리 뒤에 이런 철학적 사유가 있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지만, 그가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엄친아로 자라났다는 내용도 재미있으면서도 위대한 학자들을 한 인간으로서 더 가깝게 느끼게 하는 구성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암기할 부분은 줄이고 맥락과 흥미를 살리려 노력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만화 형식과 함께 재벌집 2세 '김수저'라는 캐릭터를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유쾌하고 편안하게 풀어내어 진입장벽이 거의 없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재미있게 과학사를 접할 수 있고, 어른들에게는 이름만 알던 과학자들을 새롭게 만나는 교양서가 된다. 쉽지만 재미와 유익함을 함께 담고 있어 과학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