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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차차님의 서재
  • 바르셀로나, 지금이 좋아
  • 정다운 글
  • 13,500원 (10%750)
  • 2017-07-03
  • : 262

p0025
바르셀로나에 우리 집이 생겼다. 우와, 이거 마음에 쏙 드는 문장이다.

p0027
아무거나 먹으면 어때, 오늘 못 먹은 건 내일 먹어보면 되지. 또 내일 못 먹으면 모레 먹으면 되지. 우리는 바르셀로나에 살고 있잖아.

p0051
그때마다, 이 모든 건 네가 선택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선택한 것이니 우리가 너에게 맞추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많은 부분을 조금 쉽게 포기할 수 있었고 일상이 한결 수월해졌다.

p0055
복도 대모험을 끝내고 돌아온 제제의 발은, 더운 여름 날 차가운 계곡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나의 맨발 같기도 하고, 먼 길 떠나는 우리의 배낭 같기도 하다. 한 발자국 넓어진 제제의 세상 같아서 나는 그 까만 발이 좋다.

p0169
스펭인어로 ‘커피를 마시다’는 ‘Tomar el cafe’, ‘햇볕을 쬐다’는 ‘Tomar el sol’. 모두 같은 동사를 쓴다. Tomar. 마시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일과 햇볕을 마시는 일이 다르지 않다.

p0192
백발의 할머니도 여름이면 비키니 위에 원피스를 입고 지하철을 타고, 깡마른 여자도 뚱뚱한 여자도 짧은 바지에 민소매 셔츠를 입는다. 당당하게 걷는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우리는 각자 모두 예쁘니까.

p0292
빨리 사는 것이 언뜻 부지런히 사는 것 같지만, 그건 대충 사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천천히 사는 것이 얼핏 게으른 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정성껏 사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빠르게 대충대충 살아왔다면 이제 천천히 즐겁게 일할 수 있을 정도로만 빠르게. 나만 보지 않고 남들이 지금 어떤지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만 느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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