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이렇게 시선을 사로잡은 작법서는 처음이에요. 세상에 있는 소재는 다른 작가들이 이미 대부분 썼으니 더 이상 신선한 소재는 없고,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늘 고민했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소재'를 다르게 쓸 수 있다는 작법서가 나왔는데, 어떻게 안 볼 수가 있겠나요! 보기 전부터 기대감이 아주 컸습니다.
이 작법서가 좋았던 건 단순히 글을 기술적으로 소개하는데에만 그치지 않고 멘탈적인 부분까지 케어해주는 부분에 있었어요.
이 작법서가 알려주는 건 크게 세가지입니다.
1. 무엇을 써야 할까
2. 어떻게 써야할까
3. 글 쓸 의욕이 생기지 않을 때
정말 꿀팁만 제대로 알려준다 싶었죠. 무엇보다 이 작법서가 특이한 건 '모모타로'라는 하나의 설화로만 이 책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예시를 듭니다. 하나의 이야기를 이렇게나 다양하게 변주시킬 수 있다니 좀 놀라울 정도로요. 모모타로라는 이야기의 장르를 어떻게 바꾸고, 시점을 어떻게 바꾸고, 솔직히 한가지의 설화로만 책의 모든 부분에서 예시를 드니까 글을 어떻게 변주해야 할 지 더 이해가 잘 가더라고요. 다양한 글을 예시로 들 때보다요.
제가 가장 유용했던 부분은 시대와 장소를 변주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것도 모모타로라는 이야기로만 변주를 했는데, 하나의 이야기로 장소, 시대만 바꾼 걸로 또 색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점에서 많이 놀랐습니다. 책의 저자는 장소, 시대를 거의 백가지의 리스트를 만들어서 그 중에서 골라 자신의 글에 적용하라고 했는데 정말 유용한 팁이더라고요. 이렇게나 많은 리스트를 짜면 글이 막힐 일은 없겠더라고요. 이 중에 내 글에 써먹을 게 하나는 있겠지 라는 자신감도 생기고요. 장소와 시대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같은 플롯의 이야기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부분은, 정말 이 책에서 가장 얻은게 많은 부분이었습니다. 색다른 이야기를 쓰려고 집착하며 뇌를 쥐어짜내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렇게나 쉽게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 수 있었다니. 감탄했습니다.
자료조사에 대한 부분 또한 정말 좋았습니다.
자료조사에서 막히면 그 부분이 정말 필요한 부분인지 생각해라. 이건 또 색다른 관점이었죠. 당연히 자료조사를 완벽하게 하고 글을 써야 하는 줄 알았던 저로서는 의외의 해방감을 맛 본 부분이었습니다.
작법서가 참 어려운 설명 없이 술술 읽힙니다. 가끔씩 정말 이론 위주로 기술되어 있는, 이해가 어려운 작법서들을 만나면 기가 빨리는데 이 책은 정말 가독성이 좋아요. 밑줄을 칠 부분이 어찌나 많던지, 매너리즘과 슬럼프에 빠져있던 저에게 이대로만 하면 다시 글을 쓸 수 있겠다는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간만에 만난 아주 유용한 작법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