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잠깐 열 번째 행성 발견자였다." 라는 깜찍한 문구가 눈길을 끄는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이라면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저 문구가 책을 다 읽고 다면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압축해 놓은 것이라는 걸, 모든 단어에 방점을 찍어도 무방한 문장이라는걸 알게 된다. 더불어 저자의 자랑스움과 아쉬움까지 읽어낼 수 있다면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뭐...모든 단어라는 말이 너무하다면, '한때' 나 '잠깐' 그리고 ' 열번째' ' 행성 발견자' 정도라면 완벽하겠다 싶다. 왜냐면 그것이야말로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크 브라운이 "어쩌다" 명왕성을 죽이게 되는 과정의 시초였기 때문이다. 연쇄반응의 첫 도화선이라고나 할까? 몇 년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명왕성 퇴출 사건의 단초를 제공했던 장본인으로써, 그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고, 그렇게 전개될 수 밖에는 없었는 지를 자신의 개인사를 추임새로 넣어가며 명료하고 유머러스하게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종종 탁월한 문장력을 가진 과학자를 만나는데, 이 분이 그렇다. 오랜만에 얼마나 재밌게 읽은 과학서적이던지, 학창 시절로 돌아가 책을 읽는 듯한 기분이었다. 새롭고,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였으며, 흥미진진했고, 무엇보다 과학자로써의 양심이 살아있다는 것에 환호했다.
별, 우주, 행성...사는 것에 치이다 보면 하늘을 들여다 보면서 저 우주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 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누군가의 열정에 감화되는건 언제나 가능하다. 더군다나 이렇게 거침없이 쏟아져나오는 과학자의 열정이라면 그에게 동조되는건 너무너무 쉽고 자연스럽다. 잠깐이나마 우주의 신비에 동참한 기분이여서 황홀했다. 우주를 생각하다보면 우리는 어쩌면 개미나 균보다 못한 존재인데, 이런 하찮은 존재들이 우주를 연구한다는게 놀랍다. 우주(또는 신)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 지구인들이 참 귀여울 것 같다. 저 쪼그만 것들이 말야 , 머리를 맞대고 모아서 우리는 연구한다네? 하면서...혹 아는가? 우리가 개미일지도...혹은 개미가 인간일지도, 그건 누구도 모르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