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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츠님의 서재
  • 심덕이
  • 정진주
  • 19,800원 (10%1,100)
  • 2024-12-06
  • : 35

어린시절의 기억 속 마주했던 것들... 이처럼 최근 수 많은 이전 도서들이 '복각판' 으로 재등장 하고 있다. 특히 나의 어린시절 함께 했던 '마법기사 레이어스'나 '은하철도999' 같은 만화들은 최근까지도 감히 소유하지 못하던 희귀한 서적(만화책)이였으나, 위처럼 다시끔 복간됨으로서 나는 당시의 추억 뿐만이 아니라, 미처 마주하지 못했던 세세한 내용 또한 마주하는 기쁨을 맛본다.

이에 조금 다르지만 어떠한 독자들은 위의 이전 도서를 통하여, 작품 본연의 기억 뿐만이 아니라, 그 당시의 시대의 기억 또한 함께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하는 만화일 경우에는 주인공이 검은 교복과 모자를 쓰고 학교에 등교하거나, 오늘날에는 사라진 경복궁 앞 조선 총독부가 떡 하니 그려져 있거나, 아니면 버스 출입문 앞에서 "오라이!" 를 외치던 버스 안내양과 같은 이전의 직업인들이 등장하는 등 실제로 오늘날에는 마주하지 못하는 과거의 흔적을 위의 작품들은 마치 타임캡슐같이 오롯이 품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 또한 실제 (한반도의) 어느 시대의 부분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때는 1930년대 아직 일제가 한반도를 지배하던 시대 속에서, 주인공인 심덕이와 그의 친구들은 위의 시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저마다의 자아 실현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당시의 여성으로서 (스스로) 성취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주인공 강심덕 또한 비교적 개화된 평양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 영향 때문인지 부모가 강요하는 시집살이보다 파리로 가서 유럽의 새로운 자유와 문화를 마주하고 싶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때문에 그녀는 구세군에 들어갔다. 파리에서 온 프랑스인 선교사들과 함께 봉사하고, 고아원의 아이들을 돌보고, 그 밖에 프랑스어를 공부하거나 외국의 문물을 마주하는 등 최대한 '파리행'이 가까워 질 수 있다면 그는 그 길을 찾아서 나아가는 한 명의 '병사'가 되었다.

(...) 신앙심이 돈독해서도 봉사나 헌신하기 위해서도 아니였어요. (...)

어떻게든 원장님께 잘 보여서, (...) 프랑스에 갈까 그 생각 뿐이였다고요. (...)

바보같이 들리지만 내겐 이 방법밖에 없었어요 (...)

도전해 볼 거에요

허나 선교사들이 '독립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추방되었을때' 그는 마침내 찾아 온 기회(프랑스 유학의 길)를 스스로 내려놓는다. 만약 강심덕 그녀가 선교사들과 함께 프랑스로 가게 된다면... 평양에서 그녀가 보살피던 아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부족한 사랑, 지독한 외로움으로 스스로 몸부림치고 있는 아이들... 이에 그것을 외면할 수 없었던 병사는 이제 스스로의 의지로 최전선에 서는 결심을 한다. 비록 그녀의 봉사는 욕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을지라도 어느덧 그녀는 꿈 속의 낭만보다 생명을 더 생각하는 사람, 희생의 필요를 인식하고 실행하는 사람이 되었다.

(...)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말은, 모든 인간이 꿈을 가지고,

그로 인해 눈물 흘린다는 뜻이겠죠.

이처럼 이 책은 어느 시대의 한계 속에서 살아가는 각박함 속에서도, 인간의 사랑과 그에 추구되는 진리는 여전히 그 가치를 오롯이 드러낸다는 점을 그려낸다. 실제로 강심덕의 야심과 구세군의 입대는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그녀의 권리이자 가치의 실현이였다. 그리고 드디어 그 과실을 마주했을때, 오늘날의 가치관으로 생각하면 그녀는 스스로를 희생해 꿈을 접을 이유가 매우 적다. 그러나 손을 놓으면 어디까지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이들을 두고, 그녀는 마치 성직자와 같은 마음을 품었고, 이를 실현한다. 이에 무엇이 그녀를 그 선택으로 이끌었을까? 오랜 구세군의 활동일까? 아니면 본래 그녀의 측은지심이 야망보다 다 강해서일까? 이에 그 이유를 세세히 찾는 것은 어쩌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순간 누군가가 쓰러지면, 사람은 그에게 다가선다. 그때 자신이 이익과 손해를 판단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이후 그를 돕겠다고 생각하고 실행하기까지에는 스스로의 가치관과 환경 등이 영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이때 강심덕의 양심은 이제까지의 공부한 지식과 실현한 (봉사)경험으로 인하여 매우 강하게 단련되었고, 이에 위의 선택이 가능해졌다고 보여진다.

아무리 나의 내면에 선함이 있어도, 이를 이끌 용기와 신념이 없다면 무용지물! 이에 과거 한 명의 여성이자 병사인 강심덕이 비추는 교훈은 진리(인류애)를 실현하는 자는 그에 걸맞는 자질과 경험을 쌓은 사람이지 그저 위인으로서 태어난 자가 아님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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