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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나무사이
북유럽의 바다. 이른바 북해는 흔히 '세계에서 가장 거친 바다'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여느 외국의 방송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과거를 넘어 현대에 이르러서도 바다는 언제나 그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업 등이 성행하는 까닭은? 결국 그 바다 자체가 매우 풍부한 자원을 품은 곳이자, 해당 바다의 식재료 등을 중심으로 한 여러 문화 또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이처럼 이 책은 여느 식문화를 다루는 내용 뿐만이 아니라, 보다 세계사적인 시각을 통해서도 북해의 바다와 자원(어류)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예를 들어 기독교가 사순절 '물고기를 먹는 것을 허가했기에' 당시의 사람들은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말린 대구와 청어를 자신들의 식탁에 올렸다. 그리고 해당 청어를 포획하고 말리는 가공을 통해서 해당 사회는 생산과 가공 유통이라는 하나의 산업을 구축했고, 이에 그 이익을 지키거나 독점하려는 시도에서 그 유명한 '한자동맹'이 시작되었다.
그뿐인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서양의 문명과 그 발전과정을 '해양민족의 문화' 로 이해하고 있을 만큼 스스로 환경에 저항하며 만들어낸 북해의 해양 활동은 이후 단순한 어업 뿐만이 아니라, 바다의 자원과 공유... 즉 국가는 바다에서의 영향력을 얼마만큼 행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개념을 만들어내며, 이후 네덜란드와 대영제국으로 이어지는 여러 확장의 역사를 만들어낸 사실이 있다.
어느 시대에나 대구는 '자유'를 상징하는 생선이였다. (...) 뛰어난 보존식품으로 (....) '항해의 자유'를 선사했다. (...) '종교의 자유'라는 추상적인 의미에서 자유를 보장하여 주었다. (...) 자유롭게 물고기를 잡으며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는 대구잡이 어부들의 욕망이 짙게 깔려 있었다. (...)
212쪽
때문에 이 책은 나에게 있어서 "문명은 어떠한 모습으로 성장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내 놓은 책으로 이해된다. 저자는 처음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종교와 규정 속에 놓인 환경에서도 어느새 허락된 작은 행위를 계기로 (개인) 저마다의 이익과 필요에 의하여... 또는 (공동체의) 자원 확보와 분담 등을 나누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렇기에 역사의 큰 시각으로 바라보면 북해와 물고기는 단순히 그 장소에 살았던 사람들이 활용한 자원의 가치를 넘어서, 보다 더 나은 것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준 소중한 시금석이라 생각된다.
실제로 '바다'란 자원과 교역, 그리고 이동과 분쟁의 가운데서 커다란 성과가 이루어지던 장소였다. 물론 오늘날에도 세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요소로서 그 오랜 필요성이 퇴색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다만 해당 바다를 마주하며 각각의 문명이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또 활용하였는가? 에 대한 차이점으로 오늘날의 국가 등의 모습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에 내가 이 책을 마주하며 깨닫게 된 것은 역사의 가운데 인간이 보다 '진취적으로 행동한 결과'와 사건 등을 통하여, 이후의 미래에서도 국가와 개인 모두가 되도록 지향하여야 하는 방향은 어디인가? 하는 그 방향성을 가늠하게 해 주는 것이 크다 라는 감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