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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츠님의 서재
  • 얼굴의 인문학
  • 이지호
  • 17,100원 (10%950)
  • 2025-09-10
  • : 1,315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세종


흔히 세계사적 시각에서 가장 인간 문명을 이룩하는데 기여한 '신체'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이에 나는 제일 먼저 양손과 손가락의 존재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것이 인류는 열개의 손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임으로서 도구를 만들고 활용하며, 이후 농업과 건축에 이르는 문명의 흔적을 남기게 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바로 인간의 손이 위의 작업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밖에 저자가 표현한 인간의 얼굴... 그야말로 인간형의 두개골에 자리잡은 다양한 신체 기관의 존재 유무가 결국 그 신체 본연의 역활을 넘어 인간 문명의 발전과 확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저자 나름의 주장과 이야기 또한 그가 드러내는 여러 '지식'과 더불어 많은 공감을 하게 만든다. 실제로 저자는 전문의학을 공부한 의사로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인간의 얼굴에 대한 풍부한 외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러한 지식에 더하여 오래전의 인류와 오늘날의 인류가 거의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것... 예를 들어 얼굴을 중심으로 미형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문화와 사람이 살아감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치통과 두통과 같은 질병과 통증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떠한 의료행위를 했고 또 그것이 오늘날 어떤 형태로 발전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지식 등은 그야말로 역사와 의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문학적 가치' 즉 인간의 가치관이 위의 얼굴을 매개삼아 어떠한 것들로 발현될 수 있었는가? 에 대한 나름의 잣대를 만들 수 있게 한다.

현대 사회는 과거에 비해 언어를 활용한 소통이 훨씬 중요하다. (...) 우리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에서 혀는 그 최전선에 있다. 우리는 모두 현대판 유세객이다.

130쪽

눈과 귀, 코와 입 .... 그리고 두개골 속의 두뇌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얼굴은 인간의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을 담은 상자이자 그 기관을 올바르게 사용하게 하기 위하여 절묘하게 배치되어진 마치 '신의 작품'으로서도 주장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인류의 역사에 비추어 발전한 모든 것 또한 바로 앞서 언급한 얼굴의 존재가 없으면 그 가치를 올바르게 가늠할 수 없을 것이다. 책과 음악, 미술과 철학... 의학에 이르는 수 많은 것이 과연 그 무엇을 통해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가? 과거 중세시대에선 사랑의 감정은 두뇌가 아닌 두개의 눈과 심장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믿었다. 심지어 "눈이 보이지 않는 자 (맹인)은 사랑의 감정을 알지못한다." 라고 주장할 정도였으니... 비록 현대의학의 지식에 비추어본다면 한참 미숙하기만 하지만 적어도 과거 오랜 시절부터 인간의 감정은 곧 얼굴에서 시작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나름 공감되는 바도 있다.

더욱이 얼굴은 때때로 인류의 문명의 발전상과 그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증거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전 산업혁명의 시대 '백린 중독'으로 턱뼈가 괴사하는 질병이 생겨나 사회문제가 된 것은 단순히 화학의 발전과정에서 생겨난 미숙한 과학적 지식만이 아니라, 먼저 자본의 이익과 대량 생산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하여 인간의 안전과 존엄 (또는 인권)이 (발전과정에 비교하여) 외면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얼굴은 그 신체의 기능과 역활... 유전적 환경과 같은 자연스러운 변화와 함께, 이를 매개로 발전한 인류의 문명의 모습과 그 환경에 의해서도 변화와 보정 등 여러 다른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이제 현대인들은 미디어의 모습에 비추어진 이상적인 얼굴의 모습을 위해서 스스로 얼굴을 성형하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에 이러한 행위가 가능해진 과학의 발전, 의학의 발전, 미디어의 확대와 미형의 정립... 그 밖에 인류의 문명을 드러내는 수 많은 진보한 가치가 만들어지기까지 과연 인간의 얼굴은 그 시작과 오늘의 과정 사이에 무엇을 상징하고 또 활용되는 존재가 되어왔는지 그 폭 넓은 지식을 마주하는데 이 책이 그 나름의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원시 시대에는 생존을 위해서 처절하게 사용한 것과 달리, 지금은 즐기는 쪽으로 좀 더 집중하여 사용하는 것일 뿐이다. (...)점막과 근육, 그리고 피부가 덮인 얼굴뼈의 신경이 들어오면서 비로소 인간다움이 완성된다.

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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