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절망의 구저자김이환출판북다발매2025.05.20.과거 지금껏 보아왔던 수 많은 작품 속에서, 소위 '인류 붕괴의 세계관'은 저마다 그 이유가 존재했다. 예를 들어 비밀실험에서 유출된 변종 바이러스에서, 자연파괴로 폭발된 거대한 재해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인간의 과오가 불러온 참상은 결국 문명을 붕괴시켰고, 인간은 과거 문명 속에서 자행한 잘못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루게 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러한 멸망의 이야기와는 달리 보다 인간의 내면에 집중한 듯 하다. 예를 들어 먼저 주인공이 마주한 거대한 검은 구체는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가? 또는 무엇 때문에 인간을 습격하는가? 에 대한 그 어떠한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구체는 사람들을 흡수하고 또 분열하여 수를 늘려 가며, 무엇보다 인류의 그 어떠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은 구체를 배제할 방법은 없다는 사실만이 표현되어 결국 인간은 해당 미지의 위협에 그저 도망갈 수 밖에 없다.
주인공 또한 그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위협을 피하고 또한 떨어진 가족과 만난다는 일념으로 도주하고 또 이동한다. 그리나 점차 붕괴 되어가는 (국가)공동체의 결속이 결국 인간의 내면에 잠자는 절망.... 또는 이기심과 야만을 깨우게 되었을때, 결국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은 생존의 이름 하에 강도, 살인자, 범죄자의 단어에 걸맞는 존재가 되어 주인공과 다른 수 많은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이후 그 절망적인 위협이 제거되었을때... 말하자면 모두가 서로의 추악함을 깨닫고 폭주했던 절망의 시간의 대부분을 기억하고 있는 와중 다시끔 과거의 일상을 되찾는 현실을 마주했을떄, 이에 과연 그들은 다시 한번 과거의 일상을 누리며 살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듯 하다. 과거 범죄 피해자 한 두명의 이야기가 아닌 거의 일만, 천만에 가까운 수 많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오랜 시간 검은 구체의 공격에 습격당하는 기억, 그 와중 약탈과 같은 약육강식의 야만을 겪으면서 인간의 추악함을 직접 겪은 트라우마를 공유했다. 그러나 이에 인류 스스로가 저항한 결과가 아닌 그저 강제로 주어진 평화는 과연 다시끔 그 과거의 기억을 지워줄 진정한 평화가 되어 줄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미지의 현상은 끝내 인간들에게 공포를 드리웠다. 이제 이웃은 믿을 수 없으며, 미지에 희생된 사람들은 그 허무한 죽음에 저마다의 가치를 찾지 못한다. 그야말로 떠도는 분노와 허망함 또는 절망이 감도는 평화... 그 가운데 과연 주인공은 어떠한 결과를 맞이할지 이에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마주하기를 권한다.
많은 나라가 제대로 통제되지 않고 있지만 (...) 정말 안정을 찾았는지 의아했다. 남자가 보기에 사람들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분노에 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