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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츠님의 서재
  • 귀족 시대
  • 임승휘
  • 17,820원 (10%990)
  • 2024-12-13
  • : 3,035

개인적으로 여러 소설 등을 접해왔던 경험에 비추어볼때 소위 '중세 서양의 귀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폭 넓은 세계관과 주제 등에 즐겨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정보를 마주한 여러 독자들 또한 나름 서양 귀족의 신분과 역활 또는 체계에 대하여 세세한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되는데... 물론 위와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세세한 역사와 실제 귀족의 정서 등에 대한 정보(공부)를 할 수 있는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가상의 귀족과 그 이미지를 바탕으로 개인 또는 사회 전반에 외곡된 이미지가 형성된 것도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하나의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날 '경제적 자유'를 목표로 개인 등이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형태는 이른바 무언가의 속박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욕망의 발현이다. 실제로 저다마 삶의 가운데 부족함으로 허덕이는 것, 그리고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을 위하여 매일 반복되는 노동과 책임에 내리눌리는 것을 감내하는 것에 대하여 이른바 '귀족'이라는 단어는 그 현실과는 다른 이미지를 선사한다.

신분은 출생으로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 귀족만으로 구성되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구성원이 동일하게 귀족의 특권을 누린다면, 이는 특권이 아니라 권리가 된다. (...)

227쪽

그야말로 (대중들에게 있어) 귀족은 보다 높은 신분을 보장받고 뒤따르는 부와 명예 따위를 누리는 존재다. 때문에 귀족의 삶이란 대부분의 신민들과 구분되는 옷차림과 행동거지 뿐만이 아니라, 애초에 사고방식 자체가 남다르다. 허나 그것이 진정 역사 속에서 보여지는 진짜 (서양)귀족들의 삶의 모습일까? 아니면 과거 한국인들이 흔히양반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졌던 것과 같이 역사와 픽션... 가상의 이야기와 현대의 환상이 어우러진 우리가 되고 싶은 사회적 특권 등을 '귀족'이라는 단어에 덧씌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이에 이 책은 보다 실제 역사에 드러난 귀족의 신분을 드러냄으로서 과거와 오늘날까지 존재하는 귀족이 그 어떠한 역사의 과정을 거쳐 변화하였는가를 가늠하게 하는 일종의 기준점과 같은 내용을 드러내고 있다.

왕이라는 직분은 한 인간을 삼켜버렸고, (...) 모든 사생활을 박탈했다. (...)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신분에 걸맞게, 자신을 천가지 일의 노예로 만든 종속 상태에서 살았다.

86쪽

소위 사회적 인간이라는 기준을 넘어, 보다 다른 신분을 증명하기 위하여 그들은 이미 위에서 언급한 그대로 겉모습 뿐만이 아니라 내면의 사고도 갈고 닦았다. 이른바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는 유명한 말이 존재하는 것처럼 오래전부터 남다른 역활과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서 귀족은 스스로 개인을 감추고 신분에 속박되어 왔다. 귀족으로서 사회적 역활, 가정 내부의 법도, 귀족 공동체로 구성되어 존재하기 위해서 필요한 다양한 조건에 희생되는 것은 과연 어떠한 것이 있었는가? 그리고 점차 사회가 변화하고 더 이상 귀족이 나라의 안위와 사회의 구성 등에 수호자이자 주체가 될 수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왜 귀족은 '전통'과 '국가' 의 틈바구니에서 그 존재를 드러내고 또 유지하고 있을까? 이에 과연 우리들은 진짜 귀족의 면모를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을 부러워할 수 있을지... 이에 나 또한 다시끔 역사에 비추어진 서양 귀족의 삶을 통해 진정 자유란 그 바탕에 드리워진 의무와 책임 위에서만 (일부) 허락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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