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소위 '텔레비전'이라 불리우던 기기는 나름 당시 사람들의 하루에 있어서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월드컵 경기 방송 뿐만이 아니라, 큰 인기를 끄는 드라마 등이 방영될때면 같은 시간대 온 가족이 거실 앞에 모여 방송을 시청했다. 그리고 모두가 보았던 뉴스 방송 등을 주제로 다음날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결정되었으며, 때때로 그것은 커다란 중론이 되어 사회 전반에 다양한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보다 다양하고 풍요로운 매체들 덕분에 개인은 스스로의 취향과 선택의 자유를 누리며 자신만의 정보와 지식을 쌓아간다. 더욱이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원하는 만큼 정보를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은 사회적으로도 개인화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때문에 이전 공용방송 수신료 분리징수라는 논란에 있어서도 많은 사람들은 소위 개인의 자유를 먼저 우선했다고 여겨진다. 예를 들어 "나는 TV를 보지 않는다." "강제성을 지닌 무조건적인 징수는 불합리하다" 라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결국 지금 현재 법률.행정상 분리징수가 가능해졌으며, 이에 인터넷에는 해지방법, 납부 논란과 같은 현실적인 방법론 뿐만이 아니라, '왜 공용방송이 필요한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다양한 주장이 들어서게 되었다.
방송의 자유는 언론 출판의 자유에서 도출되며, 주관적 특성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객관적 제도이며, 수신자의 이익을 고려하는 공적 기능이 포함되는 복합적 성격을 가진다. (...)
방송의 자유 주체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 편성의 자유가 침해될 경우 공영방송 노조와 경영진의 갈등이 계속해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
93쪽
그렇기에 KBS는 이전보다 더 공적 재원이 부족해진 현실을 겪으며, 사실상 방송시설을 유지하는 것에도 무리가 따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와 기업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된 방송'이라는 공영방송 특유의 형태를 지키지 못할수도 있다는 걱정은 안타깝게도 오늘날 드러나는 사장과 이사진의 선임과정에서 보여지는 잦은 충돌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이 이미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때문에 오늘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또한 가까운 미래에 있어 공영방송이 '왜 필요한가?' 라는 주장을 드러내기 위해서 이 책은 보다 공영방송의 정체성이 법률로서 구체화되어야 하며, 보다 현실적인 수신료와 그 징수제도를 정비하고, 더욱이 방송 자유의 주체가 강한 정부나 기업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경영과 방송 기획에 있어서 완전한 독립체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KBS를 비난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영방송이 정치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친 정부적 형태의 방송 구성을 펴는 것에 있다. 안타깝게도 대중의 인식과는 다른 단어와 주장 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방송 등이 드러나는 현실을 보면서, 과거 국민에게 봉사하는 방송, 취약자들에게 최소한의 공정한 방송과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본래의 의의는 어디에 있는가? 하는 의문에 자주 떠오른다.
세상의 많은 기업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다면' 최소한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방송국은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정의의 나침반' (중심) 으로서 다른 기준 위에 서야 마땅하다. 어째서 공영방송은 수신료의 가치를 지켜 나아가야 하는가? 그리고 왜? 국민은 수신료를 내와야 했는가? 그것은 오롯이 내가 낸 돈이 아깝지 않은 방송을 즐기기 위한 것 만이 아니다. 공영방송은 여느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아닌, 국민의 방송으로서 잘못된 것에 맞서 '지켜야 할 것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존재이유다.
결국 대들보가 기울면 집이 갈라지고 무너지듯이 최소한 사회적 정의의 대들보로서, 공영방송은 그 본래의 가치관을 지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국민 또한 나름의 후원을 이어 나아가야 마땅하다. 그렇기에 이 책은 그러한 필요성을 계속해서 주장한다. 만약 이 세상에 정의와 진실, 사회의 올바른 방향성이 있다 하고 한다면... 이에 국민 또한 이를 위한 수단이자 지표로서 공영방송을 마주하고 또 신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어느 방송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후원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정의하자면 공영방송에 재원을 마련해주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최소한의 정보를 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필요한 '봉자사'들을 지원하는 소비... 즉 대의의 가치관을 위한 소비의 한 종류라 생각하는 것이 올바르다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