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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츠님의 서재
  • 왜 동검밖에 팔지 않는 것입니까?
  • 에프(F)
  • 15,120원 (10%840)
  • 2024-04-30
  • : 400

오늘날의 판타지 소설들 중 소위 이세계 전생으로 불리우는 장르는 가히 독보적인 '대세'라 할만하다. 특히 그 해당 작품군의 주인공들은 이른바 전생 특전으로서 매우 희귀하고 만능에 가까운 능력을 부여받는데, 덕분에 현대의 용사들은 과거의 수 많은 서사시를 쓴 용사들에 비교하여 쉽게 무쌍을 찍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이처럼 과거와 오늘날의 용사를 구분하는 조건에는 소위 '고난'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예를 들어 절대악인 존재를 무찌르기 위하여, 또는 마치 신에 못지 않은 마왕에 대항하기 위해서 인간은 용사의 존재를 찾는다. 그러나 실제로 신에게 선택받은 용사로차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몸과 정신을 지니고 있기에, 이들은 보다 높은 희생정신과 정의감 또는 남다른 동료애를 무기삼아 여러가지 역경과 위기를 넘어 마침내 뜻하는 바를 이룬다.

결국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그 흔해빠진 정의를 다시 일으켜세우기 위해서 용사가 제일 먼저 품어야 하는 것은 '희생'이다. 때문에 이 책은 그러한 배경을 통해 왜 인간은 '용사에게 희생을 강요하는가' 를 대상으로 현실세계 그 나름의 역사에 비춘 '세계의 (경제)구조'를 비추기 위하여 나름 이야기를 풀어가려 한다.

'시세의 붕괴는 잘 알지 못하는 초보들이 잔뜩 참가한 뒤에 온다'는 것. 과거의 유행 상황을 보더라도 분명하다.

55쪽

실제로 이 책의 주인공은 '이번의 용사'로 지목 된 자신의 동생과 그가 처한 현실을 통하여, 과거 애써 긍정해왔던 사회의 불합리성에 대하여 다시끔 성찰하게 된다. 어째서 지금까지의 용사들은 실패했는가. 왜 왕국은 용사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하지 않는가... 이처럼 용사의 출전 과정에서 뛰어난 무기 하나 쥐어주지 않는 작금의 행태에 대하여 의문을 품은 그는 즉시 작은 마을을 떠나 세상의 현실을 마주한다.

특히 저자가 드러내는 (괴기한) 현상들의 대부분은 과거 지구의 역사에 비추어 '튤립파동' '인터넷 매채 등을 통한 감정소비' '황금만능주의' 등으로 구분되는 특징에 배경을 두고 있다.

어째서 자신의 마을의 무기상은 '동검 밖에 팔지 않는가' 그것은 상인연합(길드)가 각각의 상점에 파는 제품군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각각의 무기점들이 필요에 따라 파는 무기를 선택하고 소비자 중심의 특주품을 파는 등의 '판매의 자유'를 금지했다. 그리고 상대 무기점과의 경쟁보다는 상대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법을 강요했으며, 이에 초기 동검 이상의 무기를 장비하지 못했던 여러 '용사 일행' 이 실패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패에 대한 개선보다는 남들에게 감히 드러내지 못한 '균형'을 위해 계속해서 용사가 희생되어가는 시스템을 이어 나아가려고 한다.

이미 눈치챘겠지, 마루. 그것도 용사 시스템을 지키기 위한 정책이야. 처음부터 강한 장비를 구입할 수 있다면 용사의 소비활동이 각 나라에 퍼지지 않고, 그들의 여로를 조정부에서 컨트롤할 수 없게될거야. 알겠지? 그건 정말 위험한 일이란다.

401쪽

일반적으로 판타지세계의 용사는 악에 대항하는 구원의 존재다. 특히 절망과 고난에서 인류를 구원하는 정신적 지주로서 세상에 (인간의) 정의를 상징하는 '강한 인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특성과 경제의 관념을 통해 안착된 새로운 용사의 정의는 소위 '아이템'과 같다. 이미 인간과 마족은 서로간의 세력을 온존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두 세력의 균형을 위협하는 용사의 존재는 이제 정치적으로 볼때 부담이 크게 되었지만, 의외로 과거 스위스 용병과 같이 적당히 활약하다 죽어버리면 상당히? 고마운 존재가 된다.

실제 역사 속에서 15세기 스위스 주정청은 전장을 누비고 돌아온 늙은 용병들을 될 수 있는 한 살해할 것을 권장했다. 과거 젊은 날 전장에서 돈을 벌어오던 주된 수입원이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불편한 몸과 전쟁 스트레스(CSR)를 지니며 툭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위협을 끼치니... 이에 그를 치유할때 드는 노력과 비용이 아까운 가족들은 애써 과거 자신들의 생활비를 내주던 가장을 (다시) 경제적인 이유로 내버리는 것을 '행정상의 이유'로 정당화 하기에 이른 것이다.

용사는 시스템이였다. (...) 민중의 조작, 경제 효과, 징세... 이상의 세가지 이유로 우리 마족이 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고, 용사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

결국 세상은 용사를 소비하기로 마음먹었다.

*왜 무기상은 경쟁하지 않느냐고?

그것은 상업길드와 무기상 서로간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다.

*왜 용사를 마족들에게 보내냐고?

그것은 수 많은 백성이 믿어 의심치 않는 용사의 존재 의의 , 그리고 마족에 대한 적의가 왕국과 지도층의 지배 원리에 정치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왜 용사에게 최소한의 지원만 해주냐고?

용사가 동분서주 노력할수록 해당 지역의 치안과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왜 계속 죽은 용사를 대신할 새로운 용사를 선발하느냐고?

... 그것은 용사 자체가 인류의 번영을 위한 시스템 자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용사는 인류를 구원하는 존재... 그러나 이제 용사가 인류의 체제를 유지하는데 소비되는 존재가 되어버린 현실을 깨달은 주인공은 그 괴리감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이 정착하여 안정화 되어버린 결과, 이를 배경으로 통치를 해나가는 사람들은 주인공에게 해당 시스템의 필요성을 그리고 그에게 이를 계승하여 인류의 번영을 지켜달라고 한다. 과연 이에 희생을 전제로 한 이 시스템은 주인공에게 어떠한 존재가치가 있을까? 혹여 스스로의 믿음과 정의감으로 인하여, 이를 폭로하거나 무너뜨리게 된다면 이에 닥칠 수 많은 사람들의 혼란과 불확실한 미래는 과연 다른 그 무엇으로 해결해야 할까?

이처럼 이 책이 주장하는 것은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국가과 다양한 시스템 또한 불완전한 균형과 누군가를 향한 희생을 강요하여 성립된 것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많은 사람들이 믿어 의심치 않는 민주주의와 자유경제에 대한 믿음 또한 다수가 소수의 의견을 묵살하는 단점과, 무분별한 자유가 도리어 약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을 떠올려볼때 이에 그 나름의 균형과 인간이 생각하는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의외로 (가상의)'용사'에 못지 않은 신념과 행동력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점주님 일단 자유로워지지 않으면 선을 그을 곳을 판단하는 것도 불가능할 거예요. 인간은 앞으로 오랜 시간을 들여서 발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그걸 찾아내야만 해요(...)

자유안에서 사람들이 역사로부터 절도를 배운다고? (...)100년이나 200년 정도로는 해결이 안되겠구나,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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