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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츠님의 서재
  • 세계사를 바꾼 맥주 이야기
  • 무라카미 미쓰루
  • 18,000원 (10%1,000)
  • 2024-04-15
  • : 750

내가 아는 '세계사의 지식'에 비추어보았을때, 분명 와인과 맥주 등은 단순히 오랜 음료로서의 존재 가치를 넘어서 종교와 무역, 또는 국가간의 여러 관계와 같이 (나름)역사를 구성하는 다양한 방면에서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왔다고 보여진다. 예를 들어 고대 이집트 신화 속에 등장하는 최초의 맥주는 소위 신의 분노를 잠재운 가공할 만한 가치를 지니며, 이후 등장한 기독교의 '주님의 만찬' 에도 빵과 와인이 빠지지 않는 것만 보아도 결과적으로 (인위적)가공을 거친 알코올 음료의 등장은 인류의 식탁을 풍성하게 한 것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

때문에 이 중 '맥주'를 주제로 한 이 책의 이야기 또한 인류가 무엇으로 인하여 맥주를 만들고 또 소비하게 되었는가에서 시작하여, 과거의 여러 역사적 사건 중에서 맥주 또한 어떠한 결과에 이바지하였는가에 대한 나름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 나아가기도 한다.

바빌로니아인들은 스무 종류의 맥주를 양조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여덟 종류의 보리로 만든 맥주, 여덟 종류 에마르밀로 만든 맥주, 그리고 두가지 원료를 섞어서 만든 네 종류의 맥주가 그것이다.

103쪽

그러나 과거와 현재 인류사회에 널리 퍼진 '맥주'의 존재는 분명 고대의 맥주와 비교하여 크게 변화 또는 발전하여 왔다. 물론 보리 등의 곡물을 원료를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같으나, 과연 현대인이 즐겨 음용하는 '라거' 또한 오랜 맥주의 역사에 비추어 단순히 '이전과 같이 맥주라 불리울 수 있는 것' 이라 치부할 수 있을까? 이처럼 정작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앞으로 맥주가 나아가야 할 미래... 즉 '에일'과 '라거' 사이에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어떠한 가치를 더 선호하고 계승 할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 퍼져있는 '전통적인 맥주'는 오늘날에도 그 높은 명성과 함께, 해당 시설과 제조법 또는 맛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그러한 전통을 위협하는것 중에는 단순히 현대인의 입맛의 변화 또는 완전히 새로운 음료의 등장만이 아닌, 세계화의 영향에 발 맞추어 가장 가성비 있는 맥주를 추구한 저온숙성 맥주의 등장과 보급이 더 치명적이라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에 냉정하게 말하자면 생산성과 세계화에 불리한 전통적인 맥주와 그 제조방법 등의 위기 (쇠퇴)는 단어 그대로 현재진행중이다. 물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각각의 특색을 발전시켜 '지역 한정의 명물'로서 자리매김하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맥주 역시 소비되는 기호품에 가까운 것이기에,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의 대체제가 존재하는 이상 이제 더이상 '전통'을 고집하는 것에도 한계가 드러난다.

거창하게 인류 역사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간 삶은 우선 음식이 있어야만 성립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음식이 변하면 술도 자연스럽게 그것에 맞게 변해간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평생을 양조업에 바친 사람이라면 이런 논리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333쪽

때문에 오늘날의 (대부분 서방세계가 추구하는) 맥주는 전통이 합리성에 잠식되지 않아야 하고, 반대로 신기술 또한 지금껏 오랜 맥주의 정체성을 계승해 온 전통의 핵심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그야말로 양립하기 어려운 주문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이에 과연 머지않은 미래에도 이어질 맥주의 존재는 적어도 위의 문제의식에 얼마만큼의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아니... 도리어 젊은 소비층 사이에 유사 맥주 즉 '발포주'등이 쉽사리 선택되고 소비되는 오늘날의 세상 속에서, 과연 맥주 또한 그 온전히 인류와 함께한 주류라는 위치를 지켜 나아갈 수 있을지...? 이에 이 책은 그러한 주제를 드러냄과 동시에 이를 마주하는 독자에게 있어서도 선택과 소비의 중요성?을 다시끔 일깨워주기 위한 최대한의 자료를 품고 있다.

물론 이러한 내용을 독자 스스로가 어떻게 이해하고 행동하는가 이것이 결정적으로 미래의 맥주의 지위를 결정할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먼저 맥주의 존재를 사랑하자. 그리고 깊이 고민하도록 하자. 결국 미래의 먹거리 또는 식탁에 무엇을 놓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것 역시 인간 스스로이지 않은가! 적어도 먼 미래를 그린 만화 은하철도999처럼 인조 라면과 같은 대체제가 주를 이루는 식탁만은 피하고 싶은 것이 나의 개인적인 욕심이기도 하다.

새로운 소비자의 취향에 맞추는 것을 타협이나 타락이라고 자학하지 말고 좀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변화해 가야 한다고 요즘 마음을 바꿔 먹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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