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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츠님의 서재
  • 옥시아나로 가는 길
  • 로버트 바이런
  • 23,400원 (10%1,300)
  • 2024-04-05
  • : 685

오늘날 유튜브 등에선 많은 사람들(관광객)이 심심치 않게 타국을 여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른바 개인활동 또한 곧 영상장비를 통한 방송으로 송출되어 마치 여행 당사자와 시청자 둘 다 해당 실시간으로 접하는 환경과 상황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기에, 소위 그에 느낄 수 있는 생생함은 과거 편집되어진 시사교양 프로그램과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음이 틀림이 없다.

때문에 이와같은 생생함에 익숙해진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과연 거의100년이 지난 여행가의 저술을 과연 어떠한 장점이 있다 소개해야 할지 솔직히 막연한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물론 과거와 현재를 나누어 세계1차대전 이후의 유럽사회의 인식과 사고방식으로 본 중동의 당시 상황 등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소위 '역사적 색채'를 느낄 수 있다는 면에서 매력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소위 그것만이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을까?

여기 꼿꼿한 콧수염을 기른 사막의 아랍인이 금으로 장식된 낙타 털로 만든 풍성한 옷을 입고 지나가고, (...)정통 유대인, 높은 굴뚝 모양 모자 아래 수염을 기르고 (...) 그리스 사제 (...) 모든 것이 개방적이고 조화롭다.

41~42쪽

분명 과거의 색체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보다 저자의 시선을 빌려보자면, 저자는 분명 근현대에 이르러 서양사회에 보편적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오리엔트' 즉 중동아시아에 대한 인식과는 다른 보다 깊은 지식과 이해를 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자가 가장 관심을 두었던 것은 중동 페르시아 제국시절의 수 많은 건축물을 마주하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눈앞에 드러난 과거의 모습을 보라보며, 이들 중동의 (건축)문화 또한 이어 서양사회의 여러 위대한 문화 등과 함께 공유될 수 있다고 기록했다.

이는 개인적으로 2006년 접했던 '블랙 아테나' 이후 마주하는 동 서양 문화의 연결점을 논한 가장 오랜 식견이였다. 과거 제국주의시절 이미 중동에 그 영향력이 상실되어가고 있었던 오스만제국을 대신해 영국과 프랑스 등 여러 강국들이 이미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던 (저자가 여행을 하고 있던) 시기, 흔히 그 시대의 여행자들 대부분이 중동의 이색적인 모습을 마치 미처 문명화되지 못한 것으로 쉽게 치부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것을 떠올려보면 분명 저자는 과장하여 시대를 앞선 현대적 지식과 역사적 이해를 지닌 인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품게 한다.

이것은 진정한 발명의 대담성을 지니고 있으며, 신념을 위해 우아함을 포기했다. 그 결과는 불완전할지라도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은 신념의 승리를 보여준다. 그토록 위대한 건축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브루넬레스키를 떠올려 보라.

110쪽

각설하고 위의 인문학적 식견과는 다르게, 오늘날에도 중동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람사는 '문제점' 또한 이 책 이모저모에서 드러나는 것이 재미있다. 예를 들어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길들여진 사람들과 다르게 전통적 유목사회의 너그러움을 간직한 사람들도 있는 반면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부패한 관료와 뭐든지 서류와 허가를 외치는 느려터진 공무원들과 그 행정처리... 특히 영국인인 저자를 중심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소위 '바가지' (외국인 비용) 는 진심으로 중동의 문화를 느끼려는 그의 긴 여행의 와중에 장애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결과적으로 그는 과거 미지의 문화를 마주하려는 옛 '그랜드 투어' 와는 다르게 스스로 관광객을 자처했을 정도로 스스로가 정한 테마와 장소를 찾는 자유로운 여행을 실행한 인물이였다. 때문에 그에 따른 감상을 적은 이 기록 또한 어느 여행을 통해 알게 된 '문화. 문명의 보고서' 가 아니라, 보다 저자의 인문학적 소양과 모험심 또는 개인적인 취향과 장점이 잘 녹아있다는 점에 있어서, 보다 생동감 넘치는 100년전 여행기라 생각해도 그리 틀린 것은 아니라 생각이 된다. 때문에 오랜시간 지난 오늘날 나는 이 책을 마주하면서, 그가 표현한 풍경과 사람 또는 여러 문화의 정취를 마주하며, 그에 따른 지식을 접하는 것이 아닌 당시의 여행의 이모저모를 같이 체험하는 듯한 감각으로 독서를 마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자유로운 여행을 추구하는 저자와는 다르게 당시 세계는 또 다른 전쟁과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의 또 다른 도전의 기회를 앗아가고 말았지만, 적어도 과거 오늘날과 비교해 많은 가치관을 공유한 여행자가 있었음을 알고 또 그의 발자취를 따라 과거의 여행지를 마주했다는 점에 있어서 나는 그에 따른 커다란 만족감과 아쉬움을 함께 느낀다.

1941년 서아프리카로 가던 중 그가 탄 배가 북대서양에서 독일 잠수함 U-97의 어뢰 공격을 받아 사망하였으며 유해는 찾지 못했다. 향년 36세 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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