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선크림 바르기
하하하 2025/08/0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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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슴도치 선크림 바르기
- 임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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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25-07-23
: 825
#도서협찬 #도서지원
요즘은 동시를 자주 봅니다. 둘째가 동시 필사를 하고 있고, 아이가 필사를 한 걸 저도 매일 읽어보거든요. 동시에 담긴 몽글몽글한 느낌은 볼수록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
꽃들의 이름도 네가 정하면 돼.
골목도 네가 만들고
친절함, 부드러움, 쓸쓸함, 외로움 같은 낱말은 옹달샘 곁에 있으니 찾아봐.
우정, 고마움, 사랑 같은 낱말은
넓고 넓은 바닷가 모래밭 가운데
반짝이는 조약돌
꿈을 꾼 듯몽롱한 저녁의 노을빛
어깨 위에 앉았다 간 노란 나비 위에 있어.
오늘 못 찾았다고 걱정할 거 없어.
내일 또 찾으면 돼.
노란 길 따라 걷다 보면
만나게 될 거야.
- 시인의 말 중에서 -
뒤죽박죽 상상 나라로의 초대에 기꺼이 응하며 책을 펼칩니다. 나만의 단어를 찾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봅니다. 오늘 다 찾을 수 있을지 며칠이 걸릴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나서봅니다.
동시에 담긴 뭉클함과 온기와 다정함에 책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기분이 묘해집니다. 기분 좋은 묘함에 미소짓기도 하고 추억에 빠져들기도 하고 지금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길지 않은 동시 한 편에 어쩜 이리도 알차게 담겨 있는 걸까요. 시인이 곳곳에서 발견한 반짝이는 낱말들 덕분이겠지요. 오늘이라는 길을 나서며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잘 살펴야겠어요. 어디선가 사랑스러운 낱말이 저에게 손을 흔들지도 모르니까요.
📖
고슴도치 선크림 바르기
얘야, 이리 오렴
그렇게 다니면 새카맣게 탄단다
자, 목둘레도 바르고 팔을 쭉 뻗어 보렴
다리도 꼼꼼히 발라야지
콧등에 땀 송글송글 맺히는 거 봐
아이고 뾰족한 가시가 귀엽기도 해라
자! 이제 가방 메고 어서 학교 가렴
엄마는 자기 손바닥 가득
가시가 박히는 줄도 모른 채
베란다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든다
내가 골목을 돌아 안 보일 때까지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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