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이 큰 죄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뇌가 청순한 걸 장점으로 내세우는 아이돌이 있을 정도이니, 이 책이 뭐 꼭 반드시 필요한 시대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채사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들어봐도, 최근의 방송-예능과 같은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까나-과는 달리 차분하고, 뭔가 어렵지만 지적인 유희가 뇌를 요동치게 하는 느낌이다.
내가 생각이란 걸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방송이고,
내가 생각이란 걸 할 수 있게 최소한의 지식을 재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방송 내용은 사실 조금 어렵다. 책은 조금 어려운 방송을 듣기 위한 기초지식편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시리는 의식이 있을까-라는 약간은 무쓸모한 질문 따위로 생각의 가지들을 펴나가고, 철학이나 역사라는 가위로 잔가지를 쳐내 방향을 잡아 나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한다. 지적 대화-도 맞지만-지적 유희-라고 했으면 조금 어려워 보였으려나;;-진짜 흥미진진한 지식 놀이라는 생각이다.
오랜만에 머리가 쌩쌩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어떤 사람들-나;;;를 포함한-은 이미 다 알고 계시겠지만,
짜증나는 세상에 주먹감자라도 한 번 날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지식을
심심풀이 땅콩처럼 쉽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