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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오후, 속삭이듯 들려오는 나즈막한 주변의 소리. 일상의 한가로운 도서관에서 주인공인 애쉬 랭크셔는 그 짧았지만 격렬했던 삶을 마친다---- 많은 사람들에 묻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애쉬에 죽음에, 바나나 피쉬의 마지막 장면에, 나는 눈물이 났다. 그의 삶이 애처로워서- 그의 죽음이 너무나 신성하게 보여서-- 그의 삶의 끝이 죽음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삶의 끝엔 언제나 죽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삶이 충만했건 후회로 얼룩진 삶이건, 마지막 종착역은 홀로 맞는 죽음이다. 애쉬의 삶은 말 그대로 '살아있기 위한 삶'이었다. 타인에 의해 내던져진 저 밑바닥에서 '살아가기위해' 악착같이 기어올라와 자유를 향해 몸부림쳤다. 추악한 현실 속에서, 그들로부터 악마라고 불리던 애쉬였지만, 소년이기에 아니, 인간이기에 끝이 있다는 것을 두려워 했다.--정확히는 고독하게 죽어가는 것을.

그런 그의 고독을 덜어준 사람이 에이지였다. 그러나 애쉬가 목숨보다도 아꼈던 에이지조차도 끝내 그의 죽음을, 고독을 막을 수는 없없었다. 단지 긴 고독의 길을 떠나는 애쉬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따스함을 세겨줬을 뿐. 그러나 애쉬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바나나 피쉬의 마지막 장면을 보며, 누구도 비극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마도 애쉬의 미소짓는 마지막 얼굴을 보며, 눈물과 함께 웃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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