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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슈는 종이를 다시 접어 상자에 넣었다. 그러고는 두 손을, 손가락마디마다 있는 흉터들을 내려다보았다. 한 손의 손가락으로 다른 손의흉터들을 쓸어내렸다. 그 벽돌벽을 주먹으로 치면서 생긴, 눈에 보이지않는 내부의 흉터들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그는 항상 형사라는 직업과 경찰 배지와 임무가 없으면 자신은 길을잃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있어도 마찬가지로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그 모든 것 때문에 길을 잃을 것 같았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것이허무의 수의가 되어 그를 감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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