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시나요?
저는 왜 이 책 리뷰의 첫 사진을 작품 일부 클로즈업 사진과 전체 작품 사진을 같이 넣었을까요?
그 답은 천천히 아래의 리뷰에서 설명해드릴께요^^
이번에 리뷰할 책은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유명한 작가 나카노 교쿄님의 새 책 '욕망의 명화'랍니다.
미술 책이 이렇게 흥미진진해도 되나요?
이 책 '욕망의 명화'는 완전 추리소설같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한 이야기라 진심 놀랐답니다!
이 책은 총 5개의 욕망과 욕망의 끝으로 나누어 미술작품을 소개하고 있어요.
1. 사랑의 욕망, 2. 지식의 욕망, 3. 생존의 욕망
4. 재물의 욕망, 5. 권력의 욕망, 6. 욕망의 끝
여러분은 자신이 어떤 욕망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모두가 조금조금씩 다 비슷하게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책 표지를 장식하는 관능적인 작품은 바로 앵그르의 <그랑드 오달리스크>에요!
얼굴만 클로즈업한 모습과 전체 작품을 비교해보면 또 다른 느낌이 있어요.
배경의 희미한 어둠, 짙푸른 커튼, 베개와 침대 커버의 청회색, 하얀 시트, 값비싼 보석 등이 내뿜는 냉랭함을 줄무늬 터번, 다갈색 양가죽, 공작 깃털 부채 그리고 피가 통하는 여체의 온기가 누그러뜨린다...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 기다란 물 담배, 제각각 재질이 다른 직물들이 만들어 낸 주름 등 소품들이 전부 진짜라고 착각할 정도로 완벽히 그려져 그림 속 여인의 몸이 기묘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한참 후다. 기묘하달까 이상하게 기분이 꺼림직하달까...
나카노 쿄고의 <욕망의 명화> p42
작가가 알려주는 놀라운 비밀이 있어요. 놀랍게도 이 여인의 몸은 몸체와 팔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요. 척추뼈가 보통 사람보다 다섯 개나 더 많게 그려졌다고 해요.. 앵그르의 미학적 설계가 들어갔다고 해요. 마치 비늘없는 흰 뱀처럼 여체를 신비하고 요염하게 그려내기 위해서. 당장이라도 보는 사람을 휘어 감을 듯이요.
이렇게 모든 작품들의 놀라운 비밀들을 하나 하나씩 알려주니, 전에 무심코 보았던 명화 한 점 한 점이
다시 살아나서 욕망과 어우려져 움직이는 것을 느껴요. 살짝 소름끼치기도 하고... 이런 느낌이라니...
그냥 명화에 얽힌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겠지 라던 제 선입관은.. 몇 장 넘기지도 않아 무너지고
쫄깃한 심정으로 바쁘게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요. 몰입감이 상당한 책...

다음 잠시 소개드릴 작품은 반전의 명화, 외젠 들라크루아의 <격노한 메데이아>에요..
이 부분 보다 소름이 돋았어요. 여러분은 이 그림이 어떤 장면을 그린거라 상상되시나요?
나쁜 사람에게 아이들을 지켜내려는 강인한 엄마의 모성애?
하지만.... 이건 완전한 반전이 있어요... 날카로운 단검의 그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죠.
남편 그리스의 영웅, 금발의 이아손.
그림의 여인은 그의 아내 메데이아에요.. 작품 이름은 <격노한 메데이아>에요.
이아손은 메데이아를 저버리고 자기나라 여인과 정식 혼인을 하죠.
복수에 눈이 번 메디이아는 이아손을 가장 아프게할 죽음보다 더한 괴로움을 줄 결심을 해요..
바로... 아이손과 자신이 낳은 두 사랑하는 아들을...해치려는 계획...
엄마의 품에 안겨있는 아이들은 두려움에 가득차 있어요.
이렇게 그림의 배경을 정확히 알고나면 그림이 완전히 다르게 보여요. 무서울 정도의 반전...
작가는 이렇게 단순히 자신의 느낌만으로 그림을 볼 때 어떤 오류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도 말해줘요~
치밀한 계산으로 그려진 메디이아의 눈가는 어둡게 그늘졌지만, 자세히 보면 부릅뜬 두 눈에 광기에 찬 분노로 핏발이 서 있다. 이성도 모성도 모두 사라졌다. 잡히기 전에 어서, 빨리, 이 아이들을 처리해야 한다! 엄청난 피를 흘리게 되리란 예감은 강한 색채로 드러난다... 치맛자락에도 붉은 안감이 피의 강처럼 물결치고 있다. 이아손이 황급히 도착했을 떄 아이들은 이미 싸늘한 주검이었다.
나카노 쿄고의 <욕망의 명화> p.19

이 강렬한 눈빛을 한 이 작품의 제목은 뭘까요?
바로 일리야 레핀의 <볼가강의 배 끄는 인부들>이란 작품이에요.
이 작품은 제3장 생존의 욕망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작품이에요.
러시아의 대표 화가 레핀은 어느날 강가를 산책하다 소나 말처럼 배를 인력으로 끌고 있는 인부들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요. 볼가강에서 그려낸 이 극한 노동에 대한 고발적인 작품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리게 되요.
레핀이 초상화가여서 더 생생하게 얼굴 하나하나의 모습을 더 실감나게 그려냈다고 하네요.
달관한 듯 보이는 초로의 남자, 가슴께 벨트를 저도 모르게 잡아당겨 떼려고 하는 젊은이, 배를 끌면서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는 남자, 얼굴을 뒤로 돌려 배 간판에 진 치고 있는 고용주를 노려보는 남자, 그저 온몸으로 절망을 발산하는 남자...
그림 앞에 선 사람은 러시아의 비참한 현설 한복판에 내동댕이쳐질 뿐만 아니라, 인부 한 명 한 명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해 곱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우리와 같은 인간임이 뼈에 사무치지 않을 수 없다.
이 그림이 명작이 이유다.
나카노 쿄고의 <욕망의 명화> p.102
책을 읽다보니 왜 작가님이 오랜 기간동안 일반인들에게 미술작품 소개로 사랑받아 왔는지 짐작이 가네요.
이 책에는 더욱 흥미진진 가슴 쫄깃한 26점의 작품과 생생한 이야기들이 가득차 있어요.
제가 이번 리뷰에서 언급한 작품은 총 26점 중 고작 3개 작품밖에 되지 않지만,
소개안한 나머지 23개의 작품의 숨은 이야기들은 제 리뷰보다 더 흥미롭고 다채로우니 놓치면 안될 것 같아요!
하나하나 작품마다 넘 흥미로워서 다 소개하고 싶지만, 나머지 이야기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