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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시간
  • 시와 산책
  • 한정원
  • 16,200원 (10%900)
  • 2020-06-30
  • : 19,978




내가 겨울을 사랑하는 이유는 백 가지쯤 되는데,

1번부터 100번까지가 모두 '눈'이다.

눈에 대한 나의 마음이 

그렇게 온전하고 순전하다.


눈이 왜 좋다면

희어서, 

깨끗해서,

고요해서,

녹아서,

사라져서,


눈은 흰색이라기보다 흰빛이다.

그 빛에는 내가 사랑하는 얼굴이 실려 있을 것만 같다.

아무리 멀어도,

다른 세상에 있어도,

그날만은 찾아와

창밖에서 나를 부르겠다는 약속 같다.

그 보이지 않는 약속이 두고두고 눈을 기다리게 한다.


내일은 눈이 녹을 것이다. 

눈은 올 때는 소리가 없지만, 

갈 때는 물소리를 얻는다.


그 소리에 나는 울음을 조금 보탤지도 모르겠다.

괜찮다.

내 마음은 온 우주보다 더 크고,

거기에는 울음의 자리도 넉넉하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한정원 시인의 산문집 '시와 산책 Poetry and Walks' 중에서



https://blog.naver.com/joyhanny/222957685299

눈은 흰색이라기보다 흰빛이다.

그 빛에는 내가 사랑하는 얼굴이 실려 있을 것만 같다.

아무리 멀어도,

다른 세상에 있어도,

그날만은 찾아와

창밖에서 나를 부르겠다는 약속 같다.

그 보이지 않는 약속이 두고두고 눈을 기다리게 한다.-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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