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디츠 탈출
도원 2025/10/12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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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 - 202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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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찬 콜디츠 탈출✨️
나치 포로수용소라 잔뜩 긴장하고 봤는데, 웬걸 남학생들과 선생님의 이야기를 잔뜩 본 기분이다.
콜디츠는 군인 신분의 포로들을 모아둔 수용소였다. 하지만 그냥 군인 포로가 아니라, 이전 수용소에서도 탈출을 시도하던 아주 골칫덩이였다. 과연 무슨 일이 생길까?
독일군과 포로들은 톰과 제리처럼 보였다. 포로는 끊임없이 탈출을 감행했고, 독일군은 이를 막고자 덫을 놓기도, 반대로 덫에 걸리기도 했다. 포로들은 비누로 몰래 열쇠를 찍어내 철제 침대 틀로 진짜 열쇠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점호 시간엔 일부로 소리를 지르거나 줄을 흐트러뜨리며 경비병들의 업무에 혼선을 주었다. 심지어 국가 간 경쟁이 붙었는데 이 경쟁엔 누가 독일 장교의 이성을 잃게 만드는가, 누가 탈출에 완벽히 성공하는가 등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탈출 또 탈출 또 탈출.
🔖<그곳은 유럽의 축소판이었다> 한 포로는 이렇게 말했다.
콜디츠는 하나의 사회였다. 놀랍게도 제네바 협약 덕분에 콜디츠 내부는 상상보다 인간적이었다. 나라별로 판 굴이 서로에게 피해를 주자 유럽 연합국처럼 국제 탈출 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수용소 안에서 올림픽 대회가 열리거나 요리법이 개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수용소 내 계급 갈등, 인종 차별, 반나치 vs 나치 간의 대립도 존재했다. 전쟁이 멈춘 공간이라기보다, 인간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포로와 독일군의 관계였다. 서로를 감시하고 속이면서도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예의를 유지하려는 그 미묘한 긴장감. 저자는 이 관계를 선악의 이분법으로 그리지 않고, 각자 신념과 한계를 지닌 입체적인 사람으로 그려낸다. 그래서일까, 마지막에 이어지는 후일담은 마치 동창회의 뒷이야기처럼 들렸다. 자유를 향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했던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노년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전쟁 속에서도 끝내 살아가려는 인간의 의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콜디츠 #벤매킨타이어 #포로수용소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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