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다』, 최다혜, 씨네21북스, 2022
「나는 그들의 결론을 말하고 싶지 않았고, 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내게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들이 그저 살아가기만을 바랐다.」 - 작가의 말
이야기의 주인공 지현, 은영, 지은 세 명은 모두 미술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각자 다른 상황에 놓여있지만 사회적 성취, 자아실현, 안정된 생계 등의 목표들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애쓰는 모습은 서로 조금씩 닮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부딪혀보았을 고민들이기에, 독자 입장에서도 세 명 모두에게서 공감할 지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연출적으로 매력을 느꼈던 부분은 주인공들의 목표가 좌절되는 순간에 아름답기도 하고 너절하기도 한 서울의 풍경이 페이지를 가득 채워 등장했던 것. 말과 글은 비우고 그림만 배치시켜 감정을 더욱 강렬하게 전달하는, 그래픽노블만의 매력이 십분 활용된 표현이었던 것 같다.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 희망도 절망도 아닌 담담함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일상을 받아들이고 버텨나가는 인물들의 삶이 그 자체로 무의미하지 않다는 메시지가 오히려 힘있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