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잘 알려진 조남주 작가의 신작 연작소설.
지금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욕망하는 대상을 딱 한 가지로 말한다면 서울의 아파트가 아닐까? 서영동 이야기는 바로 그 서울의 아파트단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서영동이라는 가상의 동네 이름을 당장 우리 동네로 바꿔 읽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이 소설이 그려내는 모순적 욕망들은 우리의 생활과 밀착되어 있다. 내가 사기 전에는 미친 집값이지만 내가 산 뒤에는 좀더 올라주는 것이 '정당한 가치'를 부여받는 길이고, 경비원 폭행 뉴스에는 쉽게 분노하지만 정작 우리 아파트 경비원들의 노동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내 가족이 경비 일을 시작하고부터인 등등... 인정하기 꺼려지지만 현실 그 자체인,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와 이웃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세 편의 연작 다 짤막한 편이라 보다 깊은 이야기로 나아가기보다는 우리 주변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정도에서 끝나는데, 그 안에서 각자 인상깊게 남는 지점들을 현실의 문제로 확장시켜 보는 과정은 책을 덮은 뒤 읽은 이의 몫으로 남겨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