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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as2699님의 서재
  • 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
  • 16,200원 (10%900)
  • 2021-08-13
  • : 2,312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다. 어디로부터 듣는 것보다는 내가 보는 것이 더 낫다,는 누구나 다 아는 고사성어. 하지만 내가 직접 보아도 두 눈 크게 뜨고 보아도 알 수 없는 진짜가 저기 있다면? 대놓고 숨바꼭질 중이지만 무엇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망원경으로 이렇게나 가까이 들여다 보아도 모르는 이야기, 들어야 알 수 있는 그들만의 사연들 <벌거벗은 미술관>으로 들어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제목 #벌거벗은미술관
지은이 #양정무
출판사 #창비 #창작과비평

고대 그리스 미술에서 신화,라는 이름은 본 적 없는 신비감과 함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시켜 위대한 작품들을 탄생케 한다. 신을 표현할 수 있는 최대한을 능력으로 만나기 어려운 그 이름을 현실에 존재케 한다. 대표적인 ‘벨베데레의 아폴론’ ‘라오콘 군상’ ‘밀로의 비너스’ 등이 그것이다. 어디선가 한 번씩은 들어봤던 유명한 이름들, 고전의 정수라 불리는 이 작품들이 사실은 짝퉁이라면?

하지만 그림이나 조각을 통해 육체의 아름다움을 설파하고 강조했던 당시의 흐름은 짝퉁이 아니라는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좋은 몸을 향한 각고의 노력(!?)과 욕망하는 마음은 변함없으니 시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얼굴을 움직이는 힘은 남아있는 것 같다. 한결같은 표정인 줄 알았던 시간은 어느덧 여유와 함께 웃음을 지어 보인다. 하지만 이 웃음도 처음엔 웃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 철학적인 이유로 종교적인 이유로 혹은 사회적 시선이나 개인적인 이유로 웃음을 피했던 속사정, 나를 보는 저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 새로운 분석체계로 본 모나리자 미소에 숨겨진 다양한 감정들과 더불어 웃어도 웃는 게 아닌 웃픈 현실까지 나아가다 보면 미술관(혹은 박물관) 투어도 정점을 향해 간다.

호르헤 수사 : 웃음은 악마의 바람으로 얼굴의 근육을 일그러뜨려 원숭이처럼 보이게 하지요.
윌리엄 수사 : 원숭이는 안 웃습니다. 웃음은 인간의 전유물입니다.
호르헤 수사 : 죄악도 그렇지요. 그리스도는 안 웃으셨소.
윌리엄 수사 : 확실한가요?
호르헤 수사 : 성서에 웃으셨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윌리엄 수사 : 안 웃으셨다는 기록도 없지요. (p.106)

생각해보니 우리는 그동안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정작 그 작품이 있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나폴레옹의 위엄은 그의 역사만큼이나 두 갈래로 갈린다. 도둑, 약탈자라는 이름과 함께 그 덕분에(?) 본격적인 미술관(박물관)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 돈 많은 한량들의 사교모임이 박물관의 역사에 빠지지 않으면 안되는 불편한 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있어야할 그곳임에는 틀림없다. 과거의 시간을 존중하면서 대중의 시선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요즘의 노력은 박수를 받아야하지 않을까. 한 사람의 불순한 의도로 유행이 되었으나 이제는 모두를 위한 이름으로 변신하는 중이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를 위해 ‘각자’ 가 되어야 하는 때. 갑작스런 팬데믹으로 모든 것이 멈출 수 밖에 없는 공포의 이름은 이전에도 있었다. 흑사병, 스페인 독감…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인간의 움직임은 뒤로 후퇴하기도, 오히려 더 전진하기도 했다. 르네상스라는 시대의 발전을 부르기도 했고 2차세계대전이라는 악몽을 겪기도 했다.

자신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지위나 재산에 상관없이 나를 남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았다. 죽음이 머지않은 곳에 있다는 두려움은 화가의 붓을 빌려 나를 반추하기도, 현실에 대한 시선도 과학적이고 차가워진다. 반면 그림을 통해서라도 구원받으려는 믿음이 강해지고 맹목적이니 현실로부터 멀어지기도 한다. 무엇이 답인지, 어디가 더 나은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선택,

언제나 좋은 일이 있을 수 없고 나쁜 일이 있을 수 없다. 사람에 따라 이것은 좋을 수도 저것은 나쁠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선택이다. 빛이 어둠으로 혹은 어둠이 빛으로 될 수 있는 선택. 자, 당신의 시선은 어디를 향해 있는가.

#벌거벗은미술관 #양정무 #창비 #창작과비평 #미술 #미술에세이 #반전미술 #서평 #북리뷰 #도서협찬

뭉크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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