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만큼 재미있는 학문이 있을까? 나는 역사만큼 재미있는 학문이 없다고 단언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의 생각은 많이 다를 것 같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교육 과정안에서의 한국사, 세계사는 너무 많은 내용을 너무 짧은 시간에 다루도록 하고 있다. 역사가 재미있는 이유는 수천년간 인류가 살아온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수천년전의 돌도끼를 들고 다니던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가 지금 최첨단의 과학문명을 이룬 현재의 사람들의 이야기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고 그러면서도 그 사이에서의 발전과 변주가 너무나도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역사를 다루는 것을 보면 한 시간에 삼국시대, 두시간에 고려 이런 식이다. 정말 너무 정신없이 막 흘러가니 이건 이야기가 아니라 외워야 하는 것들만 잔뜩 나열된 것이다.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부분부분의 이야기들과 자신의 좋아하는 역사적 장면을 기다리며 선생님 설명을 듣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도대체 그 말은 어디서 나온건지 단어는 또 왜이리 생경한지 등등 학교 수업만으로 역사와 친해지기는 정말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고민들을 하던 역사 선생님 11분이 모여서 세계사 질문사전이라는 책을 만들었다. 11분의 공저이다 보니 책의 분량도 상당하고 이미 1권에서 101가지의 질문에 답을 주고 있다. '역사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어렵게만 느껴지는 세계사를 왜 공부해야 하나요'에서 시작해서 '갈릴레이는 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했을까요?'에 대한 질문까지 계속된다. 아마 2권에서는 그 이후의 세계사의 역사적 장면들이 설명될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세계사 공부는 꽤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그 내용의 방대함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계사는 세계 각 지역의 역사이니 한국사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데 각 지역의 역사라니. 그 동안 수 많은 나라들이 생기고 없어지면서 각각의 영토가 계속해서 변화하고 동양과 서양의 문화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각 시대별로 엮어서 설명하는 형태를 하다보니 한 나라의 역사를 쭉 배우는 것보다도 어려움이 더 큰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이런 세계사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를 마젤란의 세계일주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의 역사적 역학관계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전체적인 맥락을 짚어주는 장도 있고 클레오파트라를 주인공으로 부각하여 로마와 이집트의 역사를 설명해 주는 '로마의 영웅을 둘이나 유혹한 여성이 있다고요?'같은 장도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쭉 읽어도 아니면 자신이 관심있는 부분만 발췌하여 읽어도 상관없이 구성되어 있는 장점과 함께 상관없어보이는 어떤 장면과 전체적인 배경을 함께 설명하는 장점이 있어 세계사에 대해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진 학생도, 또는 세계사를 좋아해서 자세한 설명을 찾아보는 학생도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