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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의 서재
  • 너의 한국 엄마에게
  • 크리스틴 몰비크 보튼마르크
  • 20,700원 (10%1,150)
  • 2026-04-07
  • : 905
너의 한국엄마에게는 노르웨이 입양모의 시선으로 국제입양의 역사와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본 책이다. 가난과 수치심 속에서 아이를 떠나보내야 했던 시대, 그리고 그것을 '더 나은 삶'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온 산업의 민낯을 차분히 드러낸다.

책이 고발하는 문제들은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구조의 실패다. 불완전하거나 조작된 정보, 허술한 출생 기록, 부모 동의 과정의 허점, 아동의 권리에 대한 체계적 무시. 무엇보다 당국이 이 문제를 알고도 충분히 조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입양기관은 '아동의 최선의 이익'이라는 명분 아래 수치심과 경직된 사회 분위기를 이용해 부모에게 포기를 압박했고, 입양제도는 결국 사회가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이는 수단으로 기능했다. 한국이 경제성장을 이루고도 이 문제를 외면해왔다는 점에서 그 무게는 더욱 무겁다.

작가는 자신 역시 이 구조에 가담한 사람임을 외면하지 않으면서, 양국 모두 입양 대신 왜 그 부모를 돕지 않았는지 묻는다. '사과 바구니 속 유일한 바나나', '바람에 날리는 씨앗처럼 세계로 퍼져나갔다'는 입양인들의 표현은 그 질문에 무게를 더한다. 낯선 하얀 세계에서 성장하며 겪는 인종차별, 정체성의 혼란, 감사해야만 한다는 압박과 침묵의 강요는 성공 서사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삶의 무게였다. 책의 마지막 메시지는 조용하지만 단호하다. 아이를 '보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 전체를 책임 있게 바라봐야 한다는 것. "아이를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옮기는 일은 사회적이자 세계적인 규모의 실험이며, 막대한 인간적 위험을 내포한 행위다"(p.392)라는 문장이 오래 남는다. 인도주의라는 이름 아래 가려졌던 상처들을 꺼내 보이는 동시에, 앞으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함께 묻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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