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만
제목부터 내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었다.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다는 말 언뜻 들으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모순적인 표현 같지만 교사로서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딱 맞아떨어지는 말이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너무 무섭거나 어렵지 않은 다정한 선생님이 되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우습게 보이거나 만만하게 보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 내게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겠나.
이 책을 읽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내용이랑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했다.
이 책에 대한 예상은 처세에 관한 책일 것이다 였는데 이 책은 처세라기보다는 삶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말하기와 글쓰기에 필요한 덕목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비단 그것에 그치지 않고 정말로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았던 몇 가지를 소개한다.
1.선을 지키는 책
이 책은 정말 내게 딱 맞는 책이었다. (정말 책 제목은 정말 정말 중요하다)
사실 나는 자기계발서와 에세이를 싫어한다. 그동안은 그냥 막연히 결국 자기자랑이라서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그걸 명확하게 표현해주었다.
글쓰기의 중요한 태도 중 하나는 확신하지 않는 것입니다. P20
내가 읽었던 에세이는 자신의 노력의 흔적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래서 인생은 이런 거야라고 확신하는 글들이었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던 것이다.
이 책은 그 선을 잘 지킨다. 내가 이러이러한 경험을 했는데 이러이러하게 깨달았어 그러니 이러이러하게 글을 써라,말을 해라라고 확신하지 않는다. 스스로 감상하고 사유하는 길을 터놓는다.
2.실제적인 책
언젠가부터 글을 읽을 때 학교 아이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 같은 부분을 찾게 된다.
한 해 한 해 갈수록 아이들의 문해능력이나 타인과 소통하는 능력 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쓰는 것도 말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이 책에는, 나도 그리고 학교 아이들도 함께 실천하면 좋을 방법들과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해 준다. 어휘력을 늘리는 연습법은 꼭 아이들과 해보고 싶은 훈련법이다. 또 말하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과 그 이유를 찾아가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같다.
나의 쪼를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와닿았다. 나도 ~~인것 같아요 라는 말을 참 싫어한다. 자신의 감정과 의견을 말하는데 ‘같아요’라니 남의 얘기 같잖아? 그래서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것도 아이들과 함께 연습해야 할 목록에 넣어 두었다. 내가 많이 쓰는 말을 돌아보았다.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지?” 늘상 아이들의 이해 못했다는 표정을 보며 ‘이해했니?’이 말을 달고 살다 보니 평소에도 상대에게 내 말 먼말인지 알지? 라고 잘 이야기한다. 이 말에는 어쩌면 내가 두서없이 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숨어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정확하게 잘 이야기하자 상대가 이해 못할 수 없도록!!하는 다짐을 했다.
자신의 감정과 의견을 말하는데 ‘같아요’라니 남의 얘기 같잖아? 그래서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것도 아이들과 함께 연습해야할 목록에 넣어 두었다. 내가 많이 쓰는 말을 돌아보았다.
“내 말 무슨말인지 알지?” 늘상 아이들의 이해못했다는 표정을 보며 ‘이해했니?’이 말을 달고 살다보니 평소에도 상대에게 내 말 먼말인지 알지? 라고 잘 이야기한다. 이 말에는 어쩌면 내가 두서없이 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숨어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정확하게 잘 이야기하자 상대가 이해 못할 수 없도록!!하는 다짐을 했다.
3.삶을 대하는 태도
글을 쓸때도 필요한 것들이지만 기본적으로 타인을 대할 때 필요한 태도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면 고마울 때 고맙다고, 미안할 때 미안하다고, 화가날 때 왜 화가나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이는 나도 종종 그렇다. 특히 화가 났을 때 정확하게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해결되기 원하는지 명확히 못하고 화를 낼 때가 있다. 이 책에서도 그걸 이야기한다. 즉각적인 분노대신 우아하게 요구하기를 읽으며 많이 공감했다. 불같이 화를 내면 나도 상대도 탈 뿐이지 명확한 해결은 나지 않는다. 이 책에선 화보다 우아하고 명확하게 요구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이 책을 통해 공감이라는 것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공감과 자기중심성이라는 말은 공존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돌아보면 자기중심적 공감으로인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게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내 경험에 갇히지 말고 상대의 상황이 개별적임을 알고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한다는 것. 나는 돌아보게하는 이야기였다.
4.한권읽기 하고 싶은 책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이다.
아이들이 종종 톡으로 무언가 물어오거나 톡으로 과제 제출을 받을 때 인사부터 하고 자신의 용건을 전달하는 아이는 반에 한명 있을까 말까한다. 이건 학부모도 마찮가지다. 이럴때 아이들에게는 인사와 용건 전달 예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학부모님께는 그럴 수 없다…….그저 꼬박꼬박 안녕하세요 어머님 하고 내 용건을 시작하는 수 밖에
이 책에는 마음의 소리를 공적인 소리로 변환하는 법도 실려있다. 아이들과 연습하기 딱 좋다.
이 외에도 상대에게 공감하는 법, 거절하는 법, 사과하는 법 등등 아이들과 함께 읽고 생각하기 좋은 내용들이 많다. 나 역시 책에 있는 작가님의 경험과, 작가님이 소개하는 다른 이들의 일화들을 통해 많이 배우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은 책
사실 에세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지나가는 일상의 찰라를 잡아내 깨달음을 얻고 공감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 이 책은 공감과 생각의 길 둘 다를 내주고 있어서 참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