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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의 사고
- 이우
- 12,600원 (10%↓
700) - 2026-02-02
: 60
#릿츠 #야생의사고 #이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생은 유한하다. 무한하지 않다는 속성은, 언제나 인류를 어떤 삶을 살 것인가의 고민으로 끌어 들였다. 고고인류학과를 갓 졸업한 나도 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잔고가 바닥나기 전에 뭐라도 하긴 해야 한다는 강박과 함께, 갑자기 주어진 이 긴긴 시간이 낯설어 부딪히듯 헤매는 중이다.
이 책은 '야생의 사고'라는 제목답게, 고대 문명과 현대 문명이 교차되어 등장한다. 주인공은 현대화된 자본주의 사회의 정점을 경험하고 있는 매우 부유한 한국인이다. 그가 잠시 꿈처럼 대면한 악어족의 문화는 스쳐간 신기루이기만 할까? 환몽 서사처럼 가볍게 읽어내면서도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콜럼버스로 상징되는 서구 문명이 제국주의의 이름으로 착취하고 망쳐놓은 셀 수 없는 토착 문명들, 하루아침에 죽임을 당하고, 거주지에서 쫓겨나 삶을, 집단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떠올랐다. 이 책의 악어족도 유럽인과 미국인의 눈엔 미개한 종족으로 치부되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오늘날은 인류뿐 아니라, 동식물과 인간의 위계조차도 종차별주의라며 철폐하자는 세상이니 다행이라 할까.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같은 소설에서 저자는 묻는다. 우리는 어떤 가치로 생을 살고 있는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확실한 건 우리가 산업화된 자본주의하에서 계층과 위신의 표상으로 귀하게 취급받는 재화들이 어떤 문명에서는 용도를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전혀 쓸모없는 겉치레인 것이다. 소중함은 상대적이고, 영원하지도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각자의 고귀함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불신과 폭력을 제외하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받아야 할 세계는 없다.
나는 자본화된 시대가 아닌 현재와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까? 확실히 어렵지만, 이 책은 그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귀함과 천함, 유용함과 쓸모없음, 풍요와 빈곤이 돈의 액수로 판단되는 시대에서, 수치화된 증표가 모든 가치체계를 압도한 불합리함을 넘어서는 삶의 양식이, 탈자본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인류는 수천 수만 년간 다양한 문명과 도시문화를 꽃피웠다. 수많은 멸절의 위기 속에서도 끝끝내 살아남았다. 전례 없는 기후위기와 빈부 격차, 대량 생산의 풍요와 기아의 모순, 핵개인화, 떠오르는 제국주의의 이기를 이겨내는, 이 모든 적폐와 이별할 대안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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