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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김님의 서재
루이스 세풀베다의 <귀향>은 이전에 읽은 <감상적 킬러의 고백>에서 받은 실망을 되풀이하게 만들고 있다. 책 말미에 있는 역자의 해설을 읽어보면 세풀베다가 흑색소설에 대한 예찬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독자가 느낄 수 있는 재미나 흥미가 살아나는 건 아니다. 그건 마치 난생 처음 도둑질을 한번 해본 한 소년이 이거 생각보다 스릴 있는 걸, 하는 것과 같다. 이 소설이 처음 발간되었을 때가 90년대 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는 이상 이 작품에 내재돼있는 소설적 재미를 벅찬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는 말이다. 결국 이 소설은 영상이 아니기에 지닐 수 있는 한계를 버젓이 내보인다. 아무리 영화 속의 씬을 나눈 듯한 효과적인 플롯을 지녔다고 하더라도 단지 그 과정상에서의 흥미진진함이 전부인, 끝나고 나면 김빠진 맥주처럼 그저 시간만 경과한 듯한 작가 고유의 메시지가 부재하다는 데에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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