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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K 블루레이] 007 노 타임 투 다이 : 콜렉터스...
  • 캐리 후쿠나가 감독
  • 47,300원 (480)
  • 2022-01-25
  • : 694
우리 세대의 007 제임스 본드는 영화 속 영웅이었다. 80년대 홍콩 영화의 이소룡과 성룡이 그랬다면 헐리웃에는 제임스 본드가 있었다. 한때 또다른 영웅인 이단 헌트와 제이슨 본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임팩트와 역사는 007에 비하기 힘들다. 각 영화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든 007만의 장르는 범접하기 힘들다. 우리 세대에게 007은 그런 의미로 다가오는 히어로 영화였다. 꼭 보지는 않아도 때 되면 나타나는 007은 일상에 살짝 흥분감을 더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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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이엘 크레이그가 그랬다. 다만 내가 나이 들어가는 것처럼 제임스 본드 역시 나이 들어가는게 보였다. 숀 코너리,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등은 너무 연로했다. 그에 비해 다니엘은 무척이나 친근하게 다가왔다. 나보다 나이는 많지만 그를 제임스 본드로 14년 간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가 이번 영화를 끝으로 007 제임스 본드의 역할을 그만 둔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그는 장렬한 죽음을 맞는다. 국가와 가족을 위한 헌신으로 미화되면서. 그 순간 나는 ‘이순신‘이 떠올랐다. 비교될 수 없는 존재들이지만 나는 잠깐이나마 그 둘의 접점이 어딜까 상상해 보았다. 그때 내가 찾은 것은 ‘자기 희생‘이었다. 그 희생의 질 따위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책무를 충실히 따른 한 인간의 죽음을 나는 그리 표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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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노 타임 두 다이>는 분명 액션 영화다. 그런데 영화는 내게 그 액션보다 제임스 본드의 퇴장이 가져오는 슬픔이 더 기억에 남는다. 물론 제목이 상징하듯이 죽을 시간조차 없는 제임스 본드는 대체자를 찾을 것이다. 그럼에도 본드의 죽음이 주는 영향은 내게 제법 크게 다가왔다. 단순히 영화 속 인물의 죽음이 아니라 한 세대의 퇴장과 같은 의미로 읽혔다. 이 영화로 제임스 본드 역할을 그만둔다는 다니엘이 그립지 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의 등장과 그를 영웅화한 세대가 이제 사회에서도 서서히 퇴장할 시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드의 죽음을 통해 나는 한 세대가 물러나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자니 헐리웃 액션영화가 무척이나 무겁게 다왔다. 영화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며 나는 한 마디 말을 하기 힘들었다. 그만큼 마음이 착잡하고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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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것은 본드는 죽었지만 그의 DNA는 남겨 놓았다는 사실이다. 천하의 바람둥이였던 제임스 본드가 아이를 가졌다니. 웃음이 날 법도 했지만 심각한 영화 분위기에 그걸 표현하기는 어려웠다. 여자 친구와 아이를 가까스로 구해내기는 했지만 그는 더 이상 그들에게 다갈 수 없었다. 아니 살아 돌아간들 그는 그들에게 가까이 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치명적 독극물에 중독된 본드는 그들과 접촉하면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선 영화 속 본드의 죽음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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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007 제임스 본드는 누가 될까? 순전히 영화팬의 입장에서 궁금하다. 어떤 영국인 남자가 맡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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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제임스 본드, 안녕 다니엘 크레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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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아내가 그랬다. 잉글리스 페이션트(영국인 환자)가 왜 이리 늙고 살쪘냐고! 007의 M 역할을 한 배우 랄프 파인즈를 일컫는 말이다. 1997년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에 나왔을 당시의 그는 머리숱 많고, 똥배 없는 멋진 배우였기 때문이다. 아내는 그런 그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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