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표지가 주는 느낌은 확실하게!! 공포물이다.
놀라 공포에 질리는 선생님의 표정, 괴기스러운 글씨체, 게다가 빨간색을 가미한 책제목. 누가 봐도 공포물이다.
왜 글/그림 두 작가는 공포물은 연상하는 표지를 선택했을까? 어쩌면 우리의 우리 아이들의 현실은 이 책의 표지보다도 더 공포스럽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표지 뒷면 역시 을씨년스러운, 뭔가 괴기스러운 느낌의 아파트 단지를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서울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의 짧은 서평. 서평을 읽고 나니 적어도 공포물은 아니겠구나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인가 보네? 하는 생각으로의 전환!!

작가의 기존 작품을 통해서 알수 있듯이 박현숙작가가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기존의 작가의 작품들은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속에서 소재를 찾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더욱 아이들과 부모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림은 최대한 절제하여 심플하게 내용을 연상할 수 이미지들을 강조할 부분들만 적절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총 21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여느책도 그렇듯 마지막은 작가의 말로 구성되어져 있다. 목차를 살펴보면 첫 챕터부터 "폐교반대" 그리고 "그건 자존심이 상하는거야", "3분 공연장" 그리고 "학교의 주인" 까지 마음을 사로 잡는 제목들이 쏙쏙 볼드되어 보이는 듯 하다.
회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 그리고 노란색 페이지 번호 이 색감이 주는 느낌이 이 책의 내용이 우울한 걸까? 하며 더더욱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폐교반대
계획에 따라 생겨난 도시 은영시.
미래의 도시 은영시.
학군이 좋은 곳으로 소문나고 학원들이 대거 몰려들고.... 그에 따른 수순으로 부동산가격 인상
오직 명문대학입학만을 목표했던 대한민국 최고학군 은영시.
그랬던 은영시가 시대의 흐름과 변화의 따라서 사람들이 썰물 빠지듯 빠져나가면서 점점 유령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
나는 할머니와 동생과 살고 있는 아이로, 예전에는 가끔 엄마가 우리를 보러오기도 했으나 어쩐일인지 은영시로 이사온 이후로는 오래동안 엄마가 오질 않는다. 우리가 여기에 살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친구들은 하나둘 타도시로 이사가고, 옆학교도 한두학교씩 폐교가 되고, 이젠 우리 학교까지 페교의 위기에 처해 있는데... 우리는 엄마가 우릴 보러 올까봐 이사 결정도 쉽게 내릴 수가 없다.
과연 은영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주인공 '나'는 어떻게 될까?

생각이 굳은 것 뿐이지
나의 마음에 많이 와닿았던 챕터.
현장체험 학습은 는 학습에 필요한 박물관으로만 다녔던 은영초등학교. 이번 현장체험학습은 로봇박물관으로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새로 오신 황태수선생님은 왜 이미 여러번 다녀왔던 박물관을 또 반복해서 가야만 하느냐고 견학장소를 '3분 공연장'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아이들에게는 너무나도 낯설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뭔가 큰일이 날것 같은 제안이다.
현장 체험학습 당일.
가보고 싶은 호기심과 과연 괜찮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으로 아이들은 갈등하고 주인공 나도 3분 공연장앞까지 갔었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다시 로봇박물관으로 되돌아 올수밖에 없었다.
3분 공연장에는 황태수선생님뿐. 반 아이들은 모두 로봇박물관앞에 모여 있었다.
왜 이런일이 벌어진 걸까? 바로 아이들의 '굳어진 생각' 때문인거다. 견학은 뭔가를 배워야만 하는 시간인데, 3분 공연이라니! 아이들은 노는 것 같아 양식에 찔리고 불안한 마음에 갈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껏 아이들은 그렇게 교육 받고 자라오면서 생각이 굳어졌던 것이다.
현실 세계의 나의 아이들도 우리의 아이들도 모두 틀안에서 같은 모양과 생각을 가지고 자라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녹여놓은 것 같은 책속 세상.

작가의 말.
밤 10시가 넘어 귀가하는 초등학교 아이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박현숙작가.
이 순간이 이 책의 탄생되어진 그 순간이였던 것이였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에서 정해준 것,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 부모님이 세워놓은 목표를 위해서 달린다.
아이들에게 왜 공부를 하니? 너는 무엇을 위해서 하고 있니? 너가 하고 싶은 건 뭐니? 물어보면 '잘 모르겠어요.', '그냥 하는 거예요.', '어른들이 시켜서요.
나도 나에게 닥치기 전에는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애들이 왜저래? 하며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자랄수록 보니 과도한 경쟁, 현재 아이들이 몸담고 있는 학교는 배움과 함께 아이들이 성장하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고 추억을 만드는 학교가 아니라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 내신점수를 잘 챙겨야 하는 학교고 주변의 친구들보다 나는 좋은 내신을 챙겨서 좋은 학교를 가야만 하는 그런 곳이였던 것이였다.
그리고 아이들은 방과후면 좋은 학원을 찾아 순회를 하고 집에 돌아오면 그 좋은 학원의 숙제에 치여서 개인의 시간은 확보하기도 힘들고, 수면과 같은 기본 생활까지도 침해받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 현실속에서 나의 꿈을 찾는 다는 것은 오히려 사치일지도 모른다.
학교 교육보다 아이들의 학교에서의 생활보다 학교밖 사교육이 중요한 현실. 이런 현실을 '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라고 작가는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걸까?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책을 다 읽어내려가고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바라보는 나는 이것이 바로 '아이들이 사라지는 학교' 로구나 하는 마음속에 무거운 바윗덩이가 내려 앉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