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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na님의 서재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답 없는 회사의 이름을 아는가? 모른다면 당장 알려 주겠다. 정답은 ‘국제마인드뷰티콘텐츠그룹‘ 영문 표기는 ‘Kuk-je mind beauty contents group‘이다.
눈치 빠른 사람들이 "왜 international이 아니고 kuk-je냐?"
고 물을 때마다 복잡한 심정이 된다. 가감 없이 털어 놓자면대표 이름이 박국제라 그렇다. 캡틴 박은 이 꼬라지가 우습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면서도, 사람들이 놀린다는 이유로돌연 영어 닉네임 제도를 도입했다. 명함의 ‘대표 박국제‘를
‘CEO James‘ 정도로 뭉개려는 시도였다.- P19
-다정아, 언니는 네가 사장님보다는 돈을 이해하려노력했음 좋겠어. 애초에 돈 자체가 더러워서 돈 버는 일도더럽고 치사한 거거든. 앞으로도 네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돈을 벌고자 한다면, 결국 이 정도 더러운 꼴은 감수해야 할 거야. 명심해. 꽃밭에서는 절대로 돈이 나오지 않아.
- ......
-돈 나오는 곳은 전부 시궁창이야. 자본주의 사회의절대 진리지.- P23
듣다 보니 이 또한 타당한 얘기였다. 그러나 박국제는똘똘하기 짝이 없는 수진 언니와 지구를 대놓고 나무랐다.
도전 정신이 없다. 짬 좀 찼다고 몸 사리는 거냐, 제발 뺀질거리지 말고 일들을 해라 등등. 훈계조로 좔좔 쏟아 내는 잔소리가 청산유수였다. 나는 이런 화법을 ‘독개구리의 몸집부풀리기‘라 불렀다. 신기하게도 악덕 대표들은 꼭 업무적설득이 필요한 순간마다 치사한 기 싸움을 걸었다. 일이야개판이 되든 말든 직원부터 찍어 누르고 보는 게 그들이 알량한 자존심을 수호하는 비법인 것 같았다.
-니들 돈 써? 니들 시간만 써? 누가 니들 보고 강사 구해 오랬냐구. 내 폰에 저장된 연락처만 1500개가 넘어.
-아! 이미 강사를 구하고 말씀하신 거군요.
-구한 게 아니고 구해진 거나 마찬가지라고.- P54
-서경 언니가 조언하길∙∙∙∙∙ 상대에게 큰 실망을 선물하고 싶다면 먼저 기대감을 키워 주래. 기대가 클수록 깨졌을 때 실망도 충격도 커지는 법이라고. 배신하고 싶으면 더충성하고, 절연하고 싶으면 더 친해지고, 헤어지고 싶으면더 사랑하래. 처음엔 이 언니 뭐야, 되게 무섭다 싶었는데,
생각할수록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기도 하고.- P78
태연한 척했지만 실은 마음이 스산했다. 내가 스터디 카페를 모르는 만큼, 지원도 회사라는 세계를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생 땐 분 단위 일상을 공유하던 우리였는데 이젠 100마디 얘기를 나눠도 각자의 일상이 서로에게 스며들지 못했다.
문득 자길 감정 쓰레기통으로 보냐던 지원의 항의가 떠올랐다. 내가 그 애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보는 것일까? 그애가 내 감정들을 쓰레기 취급하는 것일까?- P108
나는 벅차올랐다. 그때 난 너무 설레서 이 언러키 스타트업의 제1법칙을 마음껏 잊고 있었다.
여기에선 모든 일이 어떻게든 망한다는 것, 희망은 사망하고 소망은 절망으로 화한다는 것 말이다.- P123
‘이제는...... 진짜 낙장불입이로구나!‘
방청객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왔고, 나는 비로소 공들여 쓰고 있던 불안이라는 가면을 벗어던졌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확신이 들자, 온몸에 피가 팽팽 도는 듯 뻑적지근한 흥분감이 따라왔다.-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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