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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님의 서재
  • 건축을 말한다
  • 에이드리언 포티
  • 27,000원 (10%1,500)
  • 2009-05-10
  • : 152

이런 책이 번역되어 나오니 고맙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최근 건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반영한 것인지, 
파주로 이사한 출판사들이 건축에 눈을 뜬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다루는 내용, 저자의 탁월한 지식에 걸맞는 만듦새와 믿을 만한 번역이지만 
옥의 티가 몇 군데 있다.  


독해에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사소한 점 몇 개를 지적해보면(100여 쪽까지만), 

 1. 27쪽부터 여러 차례 나오는 '부예'는 '불레'의 오기이다. Versailles를 베르사이유라고 읽듯이  
역자와 편집부는 ll을 묵음으로 읽었는데, 악상이 있는 Boullée는 불레로 읽어야 맞다. 

2. 73쪽에 나오는 '로버트 비셔Robert Visher'는 로베르트 피셔로 표기해야 한다. 바로 8줄 위에
'철학적 관념론의 독일 전통'이라는 말이 나오듯이 Visher는 영국/미국 학자가 아니라 독일 사람이다. 

3.  41쪽 아래 인용문의 '유통'은 오역이다. 르코르뷔지에의 글을 인용한 것인데 저자가 참조한 책은 프랑스어 원본을 영어로 번역한 책이고 문제의 단어는 circulation이다.   
공간을 비누 거품과 공기air로 설명하고, 건축을 인간의 몸에 비유하며, 건축의 순환체계를 인체의 혈관이라고 말하는 르코르뷔지에이니 circulation은 유통이 아니라 순환 정도가 맞는 번역어일 듯하다. 이런 문맥을 떠나서라도 "그것(=건축)은 볼륨이면서 유통입니다"라는 표현은 낯설다. 

 4. 69쪽에 나오는 [건축 기록Architectural Record]나 81쪽의 [건축 리뷰 Architectural Review]는 번역하기보다는 음독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한다. 그 자체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아키텍츄럴 리코드]나 [아키텍츄럴 리뷰]는 건축계에서는 너무 유명한 잡지이고 아무도 '건축 기록', '건축 리뷰'라고 부르지 않는다. 'USA TODAY'를 '미국 오늘'이라고 번역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5. 42쪽 이하에 나오는 '입체 투사'와 '투시 투영'은 원문 정도를 적어주는 편이 좋았을 것 같다. 
전자는 parallel(orthpgraphic) projection, 후자는 perspective projection인 것 같은데. 
간단히 말하면 평면도와 투시도의 차이이다. projection의 번역어로 보이는 투영이라는 단어는 투시도와 붙어다니기 보다는 parallel(orthpgraphic)와 더 자주 함께 쓰는 말이다. 그래서 더 헷갈릴 소지가 있다. 투영도와 투시도로 간단히 적는 것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는 번역이 아닌가 싶다.

6. 102쪽 그림설명에 나오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배운다]의 오기이다. 
같은 페이지 본문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배운다]로 표기되어 있다. 아마도 영화랑 착각한 듯..^^;; 그리고 이 책 Learning from Las Vegas는 보통 [라스베이거스에서의 교훈]으로 번역한다. 국문판 번역 제목도 그렇다. 이 경우 말고도 역자나 교정자가 국내 번역되어 있는 책을 전혀
참조하지 않은 듯하다.  

7. 111쪽의 테라그니Terragni는 테라니의 오기이다. g는 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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