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발칙한 서사 속의 나찾기
릴리안 2026/05/2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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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매의 책
- 아멜리 노통브
- 14,220원 (10%↓
790) - 2026-04-29
: 790
아멜리 노통브는 불친절하다. 독자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발칙함과 거침없는 전개, 맥락 없는 반전으로 독자의 허를 찌르는 데 망설임이 없다. 럭비공같은 호선을 그리는 이 매혹적인 작가의 세계에 빠져, 나는 그녀의 거의 모든 작품을 찾아 읽었었다.
신작 《자매의 책》 역시 노통브다운 작품이었다. 외형적인 부피감과 달리 200쪽을 넘지 않고 가독성 또한 여전했다. 예기치 못한 전개 속에서 노통브의 단어는 짧은 서사 안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하기도 하고 독자의 서정성을 툭툭 건드리고 지나간다. 작가는 이 얇은 책 속에 자매와 모녀가 겪는 날카롭고도 미묘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압축해 놓았다.
흥미로운 것은 소설이 개인의 궤적과 맞닿는 순간이다. 나 역시 한 사람의 자매이자 언니로서, 소설 속 '노라'의 모습을 보며 자기반성을 마주했다. 맏이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감에서 슬며시 뒷걸음질 쳐온 스물몇 자락 이후의 방관자적 나라는 언니를 호출했다.
언제나 그렇듯 노통브는 친절한 설명 대신 강렬한 타격감을 선택했다. 배경처럼 존재하던 노라가 극의 후반부 던진 정서적 충격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랫동안 머릿속을 뒤흔든다. 과연 노통브다운, 여전하고도 경이로운 뒷통수 후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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