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들이 각별하게 반짝인다
곰여시 2025/04/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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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별한 실패
- 클라로
- 16,200원 (10%↓
900) - 2025-04-15
: 2,050
서평을 개인적으로 지원하는 일은 드문 일이다. ‘을유’라는 출판사가 주는 신뢰, ‘각별한’을 시작으로 한 ‘실패’, 부제의 ‘글쓰기의 좌절을 딛는 힘’이 주는 자극이 내 옆구리를 찔러댔다. ‘실패’가 각별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생산적인가. 무수히 집어던졌던 아무개실패들이 각별하게 명명되는 기분을 주다니. 고목나무에 싹이 돋는 기분이 이럴까.
클라로라는 생소한 작가는 프로필로 봤을때만도 프로가 되기 전부터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었구나 싶다. 서점원에서 시작하여 교정, 편집, 번역, 작가로 넓혀간 그의 지평이 이 책을 읽을만하다고 추천하는 것 같았다.
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그가 들이미는 작가들의 작품에 ‘실패’는 어떤 제스처를 취하는지, 어떤 템포를 갖는지 서슴없이 던지기에 독자가 받아먹기 숨차기도 하다.
이 작품의 작가의 위트가 재미있었다. ‘퀸의 대각선’으로 유도되는 풀스 메이트도 재미있었고 각 장 말미에 삽입된 다양한 주제도 독자로 하여금 질문 아닌 질문으로 다가왔다. “나의 실패 목록은 뭐가 있지?” 에세인 듯 소설인 듯한 ‘다리’라는 시리즈도 재미있었다. 카뮈의 소설 『전락』을 읽은 후 ‘다리위의 여자’가 내 마음 속에서도 있었기 때문일까.
읽었던 소설이나 작가, 철학가나 나왔을때의 반가움도 있었고 다른 이면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었다. 물론 모르는 작가군단이 있었음을 모른 채 하진 않겠다.
작년에 읽은 책 중 크리스티앙 보뱅 『마지막 욕망』을 최고로 꼽는 나로선 작가와 다른 견해를 가진 것 같아 “왜냐?”고 묻고 싶은 지경이라는 것. 합리적으로 답을 구할 수 없는 나름의 결론으로 ‘작가는 보다 시니컬하고 약간은 전위적인 취향을 가져서가 아닐까.’는 정리를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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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리를 해봐도 근데... 정말 작가님!!
(세이 쇼나곤 방식) 나의 실패 목록(2) 中
p105
“책 귀를 접거나, 맹인을 치거나, 크리스티앙 보뱅의 책을 사는 지경까지 나를 놓아버리기”
p213
“어째서 마티의 베네제는 건너뛰고 크리스티앙 보뱅에게 열광하는지, 왜 베르나르 콜랭에게는 여지를 안 주면서 세실 콜롱에게는 좋다고 까무러치는지 우리는 모른다. 미스터리다.”
기회되시면 이유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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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기를 잘했다.
좋은 책을 출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각별한실패
#글쓰기의좌절을딛고일어서는힘
#클라로
#이세진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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