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 정도는 되어야 머리가 좋은 거 아닐까. 제목에 대한 답을 혼자 내리며 첫 장을 열었다. 머리가 나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우선 친절하다. “뇌과학 관점”에서 풀어가겠다고 말하면서 어렵지 않게 이끌어준다.
“‘AI시대에 필요한 지성이란 무엇인가’가 이 책의 주제”라고 친절히 쥐어 준다. (p26)
차례의 흐름도 유연하고 이과 쪽엔 노베이스인 나마저도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하는 진행이었다. 심지어 “별아교적세포”로 살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 뇌의 기능과 구조를 따라가면서 인간의 고유성이란 카드를 제시한다.
“뇌도 AI가 될 수 없는 것처럼 AI도 뇌가 될 수 없다. AI에 없는 다양한 능력을 지닌 뇌는 AI가 될 필요도 없을뿐더러 AI가 잘하는 것을 맡기면 그만이다. 그러니까 같은 무대에서 겨룰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창조와 예술의 영역을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기자는 의미인 듯 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AI를 거기에 머무르게 할까? 이 말에는 의견이 분분할만하다. 얼마 전 강원도에서 찍은 ‘설중매’사진이 단톡방에 공유되었다. 너무도 아름다웠다. 조금 후 누군가가 ‘딥페이크 사진’아니냐는 말을 던졌다. 그 사진은 사진작가인 지인이 직접 찍은 사진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아름다움에 감응했던 내 감정이 무엇이었을까에 대해 정의할 수 없었다. 우리는 어쩌면 앞으로 창조의 결과물, 예술의 결과물에 대해서도 의심을 먼저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제시한 “몸과 마음의 해상도”는 이럴 때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것,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 뇌지구력을 키우는 것’ AI시대를 건너는 지금 뇌를 더 똑똑하게 유지하며 지나도록 해야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