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경청하던 한 남자가 머리를 긁이며 말했다.
"제가 그 덕분에 합격한 추가 합격자인데요. 1년 더 할 거간신히 붙었지 뭐예요."
"정말요? 사실은 저도 추가 합격이거든요."
"아, 정말요?"
분위기는 삽시간에 밝아졌다. 오랜 고생을 보상받는 자리인 만큼 사람들은 앞으로 펼쳐질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며 웃었다. 붙었음에도 피치 못한 사정으로 이 자리에 오지 못한 이들을 떠올릴 여력은 없었다. 정면의 벽면에는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서울시 공무원 합격을 축하합니다!"
사람들은 한쪽 팔을 들고, 한껏 환한 얼굴로 사진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