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
소설의 주인공으로 후타라는 남성이 나온다. 그는 성인이 되고 나서야 겨우 여자를 제대로 사귀어본 숙맥이다. 하지만 3~4년 전 운 좋게도 3명의 여자를 연달아 사귄다. (모두 얼마 못 가 헤어졌다.)
그런 그에게 2번째 여친이 죽었다는 편지가 날아오고, 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던 그는 다른 2명도 실종상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의문을 갖게 된 그는 서서히 진실을 밝혀나간다.
이 책은 SF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세랑, 천선란 작가의 SF소설들을 즐겁게 읽었거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던 사람들에게 추천하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분신>, <인어가 잠든 집>과 결이 비슷하다. 그리고 SF소설과 추리소설을 모두 좋아하는 필자 같은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주인공들의 독특한 추리, 착각이 반전을 극대화시키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정말 재미있는 책이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참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
{주요 등장인물}
-마키시마 후타: 36세. 키가 크고 말랐다. 여자에게 익숙하지 않아 연애 공포증이 있었다. 8년 동안 회사를 다니다가 펫 시터로 직업을 바꿔 ‘해피서클’이라는 펫 시터 회사에서 6년째 일하고 있다. 유기견 보호 단체 ‘멍멍이 수호대’에서 봉사하고 있다. 가위에 자주 눌린다. 10년 전 정자 기증 아르바이트를 했다. 전 여자친구들의 실종을 알게 되어 사건을 추적한다.
{후타의 전 여자친구}-후타가 매번 차였음. 사오리를 제외하곤 모두 사라졌다.
-모토하시 란: 34세. 2년 전 블로그에 잘지내라는 말을 남긴 뒤 잠적했다. 후타의 블로그를 구독하고 글을 남기면서 후타와 친해져 사귀게 되었다. 후타와는 4년 전에 헤어졌다. 에비스의 단독주택에 살 정도로 부유하다.
-도오야마 미사키: 32세. (교제 시작 당시 29세). 펫 페어에서 후타와 처음 만났다. 후타와는 3년 전에 헤어졌다. 강아지와 장미를 좋아한다. 코코아라는 닥스훈트를 입양했다. 후타에게 ‘멍멍이 수호대’와 유키에를 소개해줬다. 똑 부러지는 성격이다.

-하야시 에미리: 다소 건방진 성격이다. 후타와는 2년 전에 헤어졌다. 활동적이지 않다. 모리의 집에 방문했다가 펫 시터로 온 후타를 사귀게 된다.
-하라구치 사오리: 후타의 고등학교 동창. 도서부원을 하며 후타와 친해졌다. 후타가 대학에 합격해 도쿄로 가자 헤어졌다. 돌싱. 예전엔 조용했는데 지금은 밝아졌다.
[독후감]
-이중 장치로 극대화된 반전.
전 여자친구들의 행방불명으로 시작됐던 이야기는 유전자 변형과 관련된 사건으로 귀결된다. 중반부쯤 후타일행이 난임 치료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데 이가 사건의 실마리였던 것이다. 세 여자를 환상의 존재로 만드는 흐름 또한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들을 자신이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던 후타도.
생식의학센터장 앞에서 유키에가 서술하는 추리는 파격적이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었다. 후타 일행이 유리를 만나 진실을 마주할 때 2차 충격을 받게 된다. 유키에의 추리를 결론으로 착각했던 독자는 사건의 실체를 직면하고 모든 퍼즐이 맞춰지면서 뼈속부터 소름이 끼친다.
-유전자 변형 기술의 문제점을 꼬집다.
난임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을 시도했던 생식의학센터장의 욕심으로 태어나, 빨리 늙는 저주에 걸려야 했던 세 딸들. 그리고 그들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후타를 보면서 의학 발전의 명과 암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생명과학 분야에 대한 논쟁은 끊임없다. 사람을 살릴 것인가, 사람을 생산해낼 것인가. 이는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인류의 도덕성이 성장해야 됨을 시사한다.
오랜 만에 읽은, 구조를 비트는 파격적인 추리소설이었다. 앞으로 사카모토 아유무라는 작가에 주목하며 차기작을 기대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