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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야님의 서재
우리는 너무 많은 나무를 사용한다. 우리는 나무를 함부로 벨 권리가 없는데도, 형편없는 책들이 난무하여 나무를 상하게 한다. 정말 나무에게 고개를 들 수 없다.

오랫만에 좋은 책을 만났다. 나무에게 미안하지 않는 책이다. 글은 이렇게 쉽게 쓰는 것이 아닐까. 나는 평론가라는 집단의 거창한 언어유희가 싫다. 한때는 평론이 재미있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언어의 유희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럴듯하고 어려운 이론이 그득한 평론을 읽으며 나도 지적 유희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갈수록 쉬운 말로 쓴 책이 좋다. 어려운 말 여기저기 써서 자신의 지적인 오만을 자랑하지 않은 책 - 장돈식 선생님의 책이다.

'빈산에 노랑꽃'에는 마음 따뜻한 생활이 있다. 이 도시의 번잡함이 싫은 나에게 물처럼 스며드는 책이었다. 언제 나도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머리맡에 두고 지금 당장 갈 수 없는 현실속에서 위안을 삼으리라. 수묵화 번지듯이 자연스런 그이의 생활에 경의를 표한다.

발자국 소리 가만가만 내면서 살 일이다. 소욕지족 - 작은 것으로 만족하면서 살 수 있다면 그 이상의 삶은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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