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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먼 시계공 1
- 김탁환.정재승
- 13,500원 (10%↓
750) - 2010-05-10
: 635
본 서평은 네이버카페 '전투적 책읽기'의 전투적 독서 모임의 회원 한 분께서 올리신 글을 발췌해 온 것입니다.
(저는 서평이라기보다는, 눈먼 시계공을 다 읽어도 풀리지 않는 의문 점들이 있어
몇가지 질문을 추려 제 나름의 답을 찾아가는 스토리텔링을 해보았는데, 본서를 읽은 후 보러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카페에서는 체계적인 책읽기와 페이퍼작성, 토론 메이트 시스템을 구축하여 독서모임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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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무대는 2049년. 지금으로부터 30년 뒤의 서울이 주 배경이다. 지금의 글로벌화가 극도로 진행되어 국가의 개념이 무너져 있고, ‘특별시’라는 행정단위가 등장한다. 지금의 신자유주의가 세계경제의 국경을 무력화 시키는 것을 뛰어 넘어 정치적 국가 개념도 이미 없어져 버리고 세계는 하나의 큰 덩어리, 그 안의 무수한 많은 도시, 그리고 거대한 ‘특별시’가 되어 있다.
과학의 엄청난 발전 속에 인간을 돕는 로봇들이 곳곳에 파고 들어 있다. 로봇이 할 수 없는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에게는 위험한 곳의 조사나 세밀한 기계 조작 등을 담당하던 기계덩어리 로봇이 아니다. 프로그래밍에 따라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거의, 아니 어쩌면 더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기자, 앵커, 애인, 아내 등등. 심지어 성관계 까지도 가능하다. 그뿐인가? 지금 인기 있는 K1 격투기도 ‘배틀원’이라는 로봇간의 격투기로 대체되어 있다.
자동 운전 조작으로 자동차 주행이 가능한 도로. 큰 사고로 몸을 심하게 다쳐도 인공 팔, 인공 근육 등으로 대체가능. 인공비와 인공눈 등에 의한 기후조절. 가상 세계를 통한 과거로의 기억여행. 머리에 장착해서 쾌감을 극대화 시키는 칲. 인간의 편리한 생활을 위한 모든 것이 갖춰진 듯 보이는 미래의 세계. 하지만 그렇기에 어둠이 더 깊어 보이는 건 나만일까?
‘당신의 추억을 팝니다’란 광고를 보고 ‘미성여자고등학교 동네 한 바퀴’ 사이트를 애용하던 박열매는 가상세계에서 폭력을 장난스럽게 사용하며 즐기던 패거리들에게 2시간에 가까운 고통을 받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의 딸 노민선은 복수극을 펼치고, 그 뇌 중 하나를 글라슈트에게 이식하여 인간의 분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이 책은 나에게 너무나 힘겹게 다가왔다. 과학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잘하지도 못 했기 때문일까? 큰 줄거리 외, 어려운 용어나 설명, 과학적 근거나 방법, 뇌에 관한 설명 등이 너무나 어려웠다. 하지만, 너무나 가깝게 우리에게 다가와 있는 현실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이런 류의 영화를 – 아이로봇 – 보며 느꼈던 두려움을, 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꼈다. 너무나 무서웠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모든 것을 인간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쾌락과 편안함 만을 위해, 과학과 자연을 사용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부작용. 이 책은 그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소설로써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소설만은 같지 않은 현실감에 나는 두려움을 느낀다.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동물에 비해 머리가 뛰어나고, 불과 장비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잃어가고 있다. 책 속의 노민선은 복수와 자신의 연구를 위한 잔인한 연쇄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른다. 그리고는 퍼그가 불쌍하다며 하염없이 운다. 죽은 아버지를 붙들고 또 하염없이 운다. 그 눈물의 진의는 무엇이었나? 노민선은 정말 은석범을 사랑한 걸까? 모든 것에 의문을 느끼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다. 그만큼 그 현실성이 강했기 때문이다. 전문적 용어와 그에 따른 친절한 설명이 조금 지루하기도 했고 어렵고 머리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써진 이런 책이 참으로 신선하다.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너무나 현실적인 묘사와 과학적 지식을 토대로 써진 그 소설에 흠뻑 빠졌던 기억이 있다. 그 책 이후로 나는 개미를 얼마나 무서워 했는지 모른다. 또, 한 동안은 로빈 쿡의 의학을 바탕으로한 소설 ‘바이러스’, ‘브레인’ 등의 소설에 흠뻑 빠졌던 적도 있다. 의사이기도 한 작가가 쓴 소설을 읽으며, 강한 현실성과 인간의 잔인성에 소름 끼쳤던 기억이 있다. ‘눈먼 시계공’을 읽으며 느낀 감정도 그것들과 흡사하다.
우리는 정말 이런 세상을 꿈꾸며 살고 있는 것인가?
우리 모두가 눈이 멀어있는 것 같은 느낌. 나만의 느낌일까?
은석범이 ‘눈보라마을’로 우리 모두를 초대하고 있다. 자신의 어머니가 그렇게 기다려도 가지 않으려 애쓰던 그 곳으로 향하는 그의 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지 않을까?
[출처] 눈먼 시계공 / 2010, 06,12 / 노애희 (전투적 책읽기) |작성자 노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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