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의 생생하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학생들이 '잘' 커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한,
교사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시의 언어로 담겨 있다.
그 고민이 감동을 주는 것은, 글 속에 담긴 시인의 진심어린 고민의 과정이 여실히 들어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 생활 기록부
학교생활 보고서 3
책 한 권을 보더라도
생기부 어디쯤 내려앉을지 따져 봐야 하고
나의 말과 행동이
문자와 숫자와 스토리가 되어
평가자에게도 보이는지 살펴야 한다
자율적으로 한 활동이지만
늘 타인을 의식하는 자율이어야 하고
무엇을 보고 듣든
적합성이란 녀석의 입맛에 맞는
진로 활동이어야 한다
생기부 어디에도
그냥 방바닥이나 긁고
종일 뒹굴며 게임이나 하고
친구랑 수다 떨며 떡볶이나 먹는 평범한 나는 없다.
교육 활동의 선한 목적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학생들이 경험하는 세상은 어떤 의미에서 폭력적일 수 있다. 그저 떡볶이를 먹으면서 행복하며 살아갈 수는 없을까. 학교 생활은 그처럼 자유롭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나도 모르게 성장하는 그런 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경쟁적인 사회와,
그것을 닮아 있는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 공감하며,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떡볶이의 역할을 하는 이삼남 시인(교사)의 가치관을 만나는 일은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