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은 자라오면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끊임없이 상정한다. 또래 여성과 친구로 잘 지내고 우정을 쌓기 보다는, 누가 누가 더 예쁘고 몸매가 좋다는 음담패설을 일삼기 일쑤였다. (..)
여성과 맺는 관계의 궁극을 ‘섹스’로 놓는 문화 안에서 성애 이외의 것은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 당한다. 그래서 어떤 남성들은 성격에 따른 혹은 일로서 행해지는 친절과 웃음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 성애와 무관한 관계를 이성과 맺어 본 적이 드물기 때문에 자신을 향한 이성의 긍정적인 행동에서 일단 성적인 함의를 찾고 보는 것이다. 심지어 처음 본 사람이라 할지라도.- P21
페미니즘은 여성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이론이자 운동이다. 동시에 남성 중심주의 사회에서 비뚤어진 남성성을 바로잡는 방법론이기도 한다. 남성들을 착각의 늪에서 구해 내고, 여성과 동등하게 관계 맺는 즐거움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라도, 페미니즘은 남성에게 필요하다.- P23
남성이 고백해서 얻는 최악의 결과는 거절뿐이지만, 여성은 날벼락같은 고백을 거절할 경우 예상되는 불편과 불이익을 고민해야 한다. 얼마나 불공평한가? 갑의 위치에 있는 남성들은 함부로 고백해도 괜찮은 상황을 한껏 이용한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보고싶다’와 같은 말이 어떤 경우에는 세상 모든 욕설보다 끔찍할 수 있다.- P27
이나미 신경정신과 의사는 이별 후 여성은 먼저 자신을 자책하지만, 남성은 남의 탓을 먼저한다고 꼬집는다. 이 차이는 사실 남성과 여성의 권력 차이에서 기인한다.
여성혐오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여성을 소유할 수 있다고 믿는 남성이 다수 존재한다. 내 소유물이 나를 함부로 떠난다? 나를 무시한다? 내 말을 안 듣는다? 참을 수 없는 것이다. 이별 또는 거부의 원인을 오로지 여성에게 두고, 이별의 피해자로서 ‘정당한 복수’를 하겠다는 게 이별 폭력 가해자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생각이다.-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