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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에서 시작하는 자본론
- 사이토 고헤이
- 25,200원 (10%↓
1,400) - 2024-03-13
: 4,334
내가 맑스에 대해 아는건 공산당선언 정도밖에 없었고 그마저도 학술적인 관심에서 비롯된게 아니라, 이번책을 시작하기전에 조금 겁내하고 있었다. 정말 제로부터 시작하니 걱정하지말라는 말에 용기를 얻어 책을 펼치고 한자한자 따라가며 정말 생각보다 쉽게 읽혀 놀랐고, 지금의 자본주의사회와 마르크스가 염려한 자본주의의 모습이 한눈에 겹치는 모습을 보며 그가 상상했던 사회를 나도 조금씩 꿈꾸게 되었다.
시즌마다 유행에 맞춰 쏟아져나오는 패스트패션의류들은 과연 소비자에게 모두온전히 소비될까. 우리가 사놓고도 예레기라 자조하며 감성과 마케팅에만 초점을 맞춘 상품들은 우리에게 판매되지않으면 어디로갈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주변은 수많은 상품들로 둘러싸여있어 얼핏 풍요로워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모두 함께 사용할수있는 코먼인가? 아니다. 우리의 공유재산은 이미 자본에게 팔려 상품이 되어버렸고, 우리가 사지않으면 어디론가 사라져 거대한 쓰레기의 산이된다.
돈이 되는가, 되지않는가로 판단하는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은 사회의 코먼을 위협한다. 공공도서관의 예산은 매년 축소되다못해 정책수립을 해야할 국립중앙도서관장마저 일년넘게 공석이다. 가족이 함께 산책하는 공원은 점차 사라지고, 멸종위기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그자리엔 골프장이 생긴다. 기술과 직접노동보다는 주식과 투자, 코인거래가 더 돈이되는세상, 이게 지금의 사회다.
책을 읽으며 나의 노동에 대해 생각했다. PA간호사업무범위확대? 사실 그거 의사가 없어서, 콜하면 욕해서, 원래 우리가 한다배워서, 어영부영 간호사에게 과중되었던 업무들이다. 병원인증을 앞두고 병동 벽과 침대난간을 닦고, 4년마다 뒤엎는 인증규정을 다시외우고, 의무기록을 갈아엎고, 이에따르는 추가노동은 무급이었다. 나는 얼마든지 다시 퇴사함으로서 노동력에 대한 처분권을 다시 소유할수 있지만 어떤정부가 간호대정원을 대폭 늘려서 신규간호사도 불취업이랜다. 그럼 나는 움츠린다. 그런 나에게 노동에 대한 처분권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세브란스는 주4일제 근무하는 병동이 있대! 와진짜부럽다! 그날의 환자상태에 따라 결정되는 병동업무난이도는 추가업무시간과 퇴근시간에도 즉각 영향을 미친다. 맑스가 주장한 노동시간단축이 나에겐 주4일제라는 소망이 된다.
결국 소련의 실패와 서구복지국가의 모순을 짚고, 마르크스가 꿈꿨던 코뮤니즘이라는 유토피아를 나도 조금씩 생각해보며, 사실 이게 가능할까? 우리사회가 이런 평등과 공유를 나눌수있는 사회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자본주의속 노예로 굴러갈순 없지않을까. 나날이 심각해져가는 환경파괴와 전쟁, 결국 지구의 코먼을 독점하던 자본의 끝도 머지않았다. 이게바로 우리가 자본론을 다시읽고 맑스와 함께, 저자와 함께, 새로운 21세기 코뮤니즘을 시도해야할 이유다.
*아르테북서퍼2기 활동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고 제감상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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