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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님의 서재
  •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 도나 J. 해러웨이
  • 32,400원 (10%1,800)
  • 2023-09-22
  • : 3,637
몇년전에 해러웨이의 글을 처음 읽었다. 당시엔 열중 하나만 겨우겨우 머리에 쑤셔넣었던 기분이었는데 이젠 열중 하나는 이해하긴한것같다(확신은없지만…)
영장류와 사이보그, 그리고 여성까지 이어지는 작가의 사유들은 지금 읽어도 급진적으로 느껴질만큼 발표당시에는 아마 경이로운 사고가 아니었을까 싶다.

가장 널리 알려진 사이보그 선언문은 레이건 시대의 냉전시기에 발표된 글로 그는 전쟁무기개발로 각축을 벌여오던 시대속에서 팽배해지는 기술과학에 대한 반감에 대항하여 사이보그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사이보그는 우리가 되어야할 페미니스트 정체성을 형상화하는 이미지이다. 또한 그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하여 경계를 뒤섞어보자고 제안한다.
유색인 여성으로서 그의 선언을 읽으며 일단 사이보그 정체성 한가지는 확보했다싶어 조금 안심하기도🙃그의 탈지구적 사고를 읽으며 조금은 갸우뚱하기도 했다.

📎나선의 춤에 갇혀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지만, 나는 여신보다는 사이보그가 되겠다.
라는 마지막 명문으로 특히 유명한 그의 선언문이지만 초반의 그의 아이러니에도 주목하자면, 그는 스푸트니크 키드로 아일랜드계 카톨릭신자로서 우리에게 신성모독을 제안한다.

📎신성모독은 공동체 내부의 도덕적 다수파로부터 보호해 주면서도, 여전히 공동체의 필요성을 주장한다…(중략) 나의 아이러니한 믿음, 신성모독의 한복판에 사이보그의 이미지가 있다.
백인,중년,중산층,여성,페미니스트로서 그는 ‘여성’의 본질적 통일성은 없음을 지적한다. 인종과 계급, 젠더에 따른 격차는 우리의 범주를 한계짓고 주류가 아닌 목소리를 음소거한다. 그의 아이러니는 이제 여기서 ‘우리’가 누군지 묻는것이다. 사이보그라는 존재로 이분법의 경계를 누그러뜨리고 타자를 인정할수밖에없게하는 그의 사유는 우리가 기꺼이 그와같이 포스트-젠더 세계의 피조물, 신화가 아닌 신성모독적이고 근본없고 다종교합된 괴물로서 함께 자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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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의 영장류에 대한 논의와 그에대한 페미니즘적 투쟁과 2부에서 연이어 논해지는 자연과 경험의 경합, 그리고 부치에메체타 독법(아니 단독저서가 출간되지도 않았다니!-딱한권절판됨🥲)을 따라가다 3부의 젠더 인식의 재전유, 사이보그의 체현으로 마무리짓는 그의 사유들을 읽으며 내내 놀라우면서도 따라가기 조금벅찼다. 그래도 표지를 덮으며 내안의 경계가 조금은 흐려진듯한 기분이다. 사실 아직도 xenogender나 icecreamgender같은 소리를 보면 갑자기 이기뭐꼬하며 소반을 뒤엎는 늙은영감님이 튀어나오는 나지만 오늘은 사이보그가 되어 다른 괴물들과 외계존재들을 따듯이 맞이해주는 내가 되어야지🤖그리고 근시일내 그의 사유를 다시 되짚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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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북서퍼1기 활동의 일환으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제감상을 썼습니다. 지금읽어도 놀랍고 전복적인 그의 사유들을 함께 따라가게되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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