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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빵님의 서재
  • 나와 퓨마의 나날들
  • 로라 콜먼
  • 19,800원 (10%1,100)
  • 2023-08-25
  • : 447
📎지금처럼 와이라와 함께 이곳에 있는 것이 정상이다. 정상이란, 매일 아침 여덟 시마다 차에 올라타 꽉 막힌 도로에 갇히는 것이 아니다. 정상이란, 하이힐과 턱없이 작은 옷에 나를 구겨 넣고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클럽에 가서 몸무게만큼의 테킬라를 퍼마시는 것이 아니다. 정상이란, 침실에 홀로 앉아 휘몰아치는 걱정과 토요일 밤 TV프로그램만을 말동무로 삼는 것이 아니다. 정상이란, 나 자신을 강력한 보호막으로 에워싸고 아무도 들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이게 정상이다.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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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마 와이라와 인간 로라의 십여년간에 걸친 유대와 우정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수개월과 수년의 이별과 만남을 거듭하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공고히 쌓아온 두 존재를 보며 왠지 목구멍이 꽉막히는 기분이었다. 세상에대한 두려움으로 가득한 와이라가 로라를 따라 그것을 이겨내고 고작 십분만에 사육장을 옮기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로라와 함께 가슴이 뿌듯했다.


📎딱 한 번만 더. 해마다 우리는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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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봉사자들이 파르케에 머물다 떠나가고 그저 한시절의 추억처럼, 뜻깊은 인생의 경험처럼 마음속 보물상자에 그 기억을 담아 살아가지만, 로라를 비롯한 새미와 다른 동료들의 끈질긴 우정과 사랑을 보며 나는 저렇게 내인생을 바쳐 평생을 사랑할수있을까 싶은 경외감이 들었다.

파르케에 적응하기전 차라리 푸세식화장실에 머무르는게 낫겠다싶어 화장실에 사는 거미에게 해그리드라는 이름을 붙이고, 항상 전전긍긍하며 나아갈곳을 찾지못하고 방황하던 로라는 파르케의 동료들에게 프로도라는 별명을 얻지만, 결국 프로도가 운명의산을 걷고걸어 절대반지를 던지는 사명을 수행했듯, 로라도 그의 사명을 위해 끝까지 전진하는 모습을 보며 절로 박수가 나왔다.


📎”미친 건 이곳이 아니라 나머지 세상이라는 생각, 혹시 해본 적 있어?“ 난 탈바꿈 하기 위해 볼리비아에 왔다. 나비가 되고 싶었다. 어쩌면 다른 것을 바랐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저 쪼그만 해럴드 같은 말파리라거나. 어쨌든 지금은 그런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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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짓것 말파리면 어때? 어쨌든 날개가 있으니 두팔벌려 훨훨 날아가기만 하면됐지.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그가 목표없이 나아가기만 하는 개미행렬에서 벗어나 그의 삶을 찾고 자신의 선택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며 덩달아 나도 위로받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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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독후감을 여기서 끝낼 수 있다면 좋겠다.
기후위기라는 말은 없어진지 오래고 사람들은 동물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며 모든 약자들의 권리주장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로라의 에필로그 이후 닥쳐온 판데믹을 기억하기에, 그리고 우리의 2023년은 아직도 안개속을 걷는것 같기에 책의 마지막장을 덮고나서 괜시리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좌절은 우리의 의지를 무너뜨릴수 없으니까 오늘도 조금씩조금씩 노력해야지 우리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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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 출판사의 얼리버드 서평단 활동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고 제 감상을 썼습니다. 로라와 와이라, 누구보다도 멋진 고함원숭이였던 코코와 파우스티노, 귀여운 테앙히와 모로차, 잘땐 천사같은 판치타, 그리고 파르케의 아름다운 고양이들과 언급하지못한 수많은 동물친구와 함께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게되어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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