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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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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

Geography and Trade

2025. 9. 21(일)

폴 크루그먼은 진보파 경제학자로 50대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EBS 위대한 수업에도 10개 강좌를 소개하여 친숙하다.(https://home.ebs.co.kr/greatminds/index) 지리학을 배워 지리교육으로 먹고살았던 입장에서 40여 년 전에 배웠던 전 과목을 업그레이드한 버전으로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주문해 읽는다.

 

폴 크루그먼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까닭은 무엇인가? 폴 크루그먼이 주장하는 지리경제학의 핵심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 읽고, 경제 논설의 옥석을 구분하는 기준을 찾자.

사람들 중에 아직도 “책중재미인(冊中在美人) 책중재부귀(冊中在富貴)”라는 전근대적인 학문 관을 가진 이들이 있지만, 폴 크루그먼은 경제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려 애쓰고 현실 문제에 적극 발언하는 학자다. 역자도 한국 경제 현실에 적용해 해석한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이유는 “규모의 경제와 소비자 선호의 다양성을 고찰함으로써 무역의 패턴과 경제 활동의 지리적 분포를 설명하였다”라는 것이다. 풀어보면 ‘규모의 경제’란 기업의 재품 생산량이 많아지면 제품의 단가가 낮아져 수출에 유리함으로 무역이 발생하거나 확대될 수 수 있다는 말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같은 제품을 생산한다면 중소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원료의 구입 단가, 수송비, 생산설비 등 조건은 대기업에게 유리하다는 건 상식이다. 이런 상식의 문제를 경제학에서 ‘규모의 경제’로 개념화한다. ‘소비자 선호의 다양성’이란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때 여러 가지 다른 기분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종래 경제학이나 경제 지리학자들은 소비자란 합리적으로 소비한다는 전제로 모델을 만들어 개념을 설명해 왔다. 폴 크루그먼이 이 전제를 파기하고 소비자는 합리적으로 선택하기도 하지만, 취향, 유행, 개인적 이유 등 다양한 이유로 제품을 선택한다는 상식을 경제 모델이 적용하였다. ‘무역의 패턴’은 과거 학자들은 ‘절대 우위(값이 싸거나 제품이 유일하거나)’에 있거나 ‘비교우위’에 있을 때 무역이 발생한다고 했으나 폴 크루그먼은 비교우위에 있지 않아도 규모의 경제로 제품을 싸게 생산하면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이론화하고 증명하였다. ‘지리적 분포’에서 경제 활동은 여건이 좋은 곳에 기업이 집적하고 이후 집적된 곳에 유리한 점이 많아 더욱 집적하며, 새로운 가업도 이미 집적된 곳으로 모인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이론화한 것이다.

 

폴 크루그먼이 주장하는 지리 경제학의 핵심은 무엇인가?

첫째 기업에 고유한 규모에 따른 수확체증, 둘째 불완전경쟁, 셋째 정(正)의 수송비 혹은 무역비용, 넷째 내생적으로 결정되는 기업 입지, 다섯째 자체 부문의 산출물을 중간재로 이용하는 기업이나 이동 가능한 노동자를 통한 수요의 내생적 입지 등이다.

“크루그먼은 기술과 요소 부존도가 양국 간에 차이가 없다고 가정함으로써 전통적 무역 모형인 비교우위론의 틀에서 벗어나 이론을 전개한다. 나아가 시장 규모와 선호도가 동일한 두 나라의 경우 기업의 국가 간 이동이 불가능하고 약간 차별화된 동일한 재화의 생산 규모에 따른 수확체증과 수요에서의 ‘다양한 선호 효과’가 작용하면 무역을 통하여 후생이 증가할 수 있음을 보인다.”(P. 27)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은 1, 2장에서 이론적 틀을 설명하고 3장은 이를 유럽 연합을 비롯한 현실에 적용한 것이다. 1장은 국가 간 경제 활동을 지역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점을 지적하고, 공간을 무시하는 전통 국제 경제학을 비판하면서 공간에서 경제활동의 집중과 그에 따른 중심과 주변의 현상이 보편적이라는 주장이다. 2장은 도시 또는 도시의 작은 클러스터와 같이 보다 규모가 작은 지역 수준에서 나타나는 경제 활동의 집중 현상에 주목한다. 특정 지역에 특정 산업이 집중하는 지역화가 그것이다. 지역화의 원천을 ‘노동시장 풀링“, ’ 중간재 공급‘, 및 ’ 지식 파급‘ 등 마셜의 규모에 따른 수확체증 요인으로 설명한다. 결국 규모의 경제가가 지역화의 핵심 요인이라는 거다. 경로의존성이란 개념도 밝힌다. 영남에 비해 늦게 호남 지역에 고속도로와 철도망이 확충되었기에 산업의 집적이나 이탈한 인구의 복귀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경로 의존성으로 풀어낼 수 있다.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의 부록(P199~227)에는 수십 개의 함수와 공식을 설명하고 있으나 능력 바깥에 있어 읽어 낼 수 없다. 폴 크루그먼의 이론은 역세권 효과를 고려해 집을 구하거나 사업을 위해 사무실이나 가게의 입지를 고를 때 활용할 수 있다.

 

폴 크루그먼의 이론이 등장한 배경에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의 출범에 따라 국가 간에 재화뿐만 아니라 생산요소의 이동이동이 자유화되는 과정에서 취약한 경제 체질의 국가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우려 속에서 나왔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이런 흐름에 잘 적응해 무역으로 나라를 키우고 있지만, 2025년 현재 제2기 트럼프의 미국 제일주의라는 경제 정책 방향이 30여 년간 이어진 경제 상황을 혼란스럽게 흩어 놓고 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 대비 사회지출 비중이 OECD 국가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라면서 사회지출을 늘림으로써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서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여 결과적으로 성장을 진작시킬 수 있다고 제언한다. 현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사회 지출을 높이려는 노력이다. 한국이 중국 경제에 종속되는 주변부로 전락할 것이라는 외부의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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