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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스패로우님의 서재
  • 3년 후, 한국은 없다
  • 공병호
  • 15,300원 (10%850)
  • 2016-01-27
  • : 392
우리나라 국민들은 화재경고음이 울려도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정적을 깨는 소리에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길 바라는 듯 설레여하는 눈치다. 위험불감증이라 불리는 이 병은(흔히 안전불감증이라 불리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위험을 못 느끼는 병이라 불리는게 맞기에)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의 성향인 듯 하다.

`농경문화가 짙게 배어 있는 한국인들에게 위기에 필사적으로 대비하는 절심함은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지 않다.(...) 예상되는 위험을 체계적인 노력으로 대비하기보다는 그저 낙관과 행운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 억수 같은 비가 내려서 홍수가 날 정도가 되어서야 마지못해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p. 40)

세월호 역시 그랬다. 세월호가 기울어지기 시작했을 당시 자신들이 찍은 동영상 속의 아이들은 추억이라도 하나 더 생긴 듯한 밝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일어나겠어?` 하지만 그 무슨 일은 결국 일어났다. 그 속에서 누구 한명이라도 위험에 대한 불안한 감정을 느꼈다면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죽진 않았을 것이다.

(그 누구 한명이란 사람이 선장이었어야 했지만, 선장은 배를 떠나고 없었다. 어쩌면 선장이 먼저 배를 떠났듯이 현재 대한민국에도 리더가 없는 것이 무엇보다 큰 위험이란 생각이 든다. 배는 가라앉고 있는데 방법은 찾을 생각 없이 자신은 책임없다며 문제에 대해서 회피만 하고 있으니 세월호 선장과 무엇이 다르랴.)

지금 이 위험불감증이란 병이 대한민국 경제 위기 속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대한민국 문제가 무엇인지 총 16가지로 나누어서 설명을 해 준다. 다소 보수적 성향의 글들이 많지만, 저자의 정치적 견해를 떠나서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에 큰 쓰나미가 닥칠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제대로 된 리더가 없는 것이 문제인지, 정치인들의 짧은 임기 기간으로 인해 눈 앞의 성과만을 위한 정치활동이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국민들의 정부 의종도가 없은 시대 정신이 문제인 것인지... 어디서부터 해결해야 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느 누구하나 위기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대비할 생각이 없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몇년 전 시트콤 논스톱에서 앤디의 대사가 순간 생각났다. 뚜렷하게 생각은 안나지만 대사는 이랬던 것 같다. `아시다시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40만명에 육박한 이때 미래에 대한 철저한 계획없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사회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이런 말을 남드에게 서슴없이 할 줄 아는 앤디같은 사람이 이 시대에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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