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바람소리 2011/08/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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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 여긴 쿠바야
- 한수진.최재훈
- 12,600원 (10%↓
700) - 2011-07-18
: 247
쿠바...여서 샀다. 쿠바에 대한 책이라서. 그리고 책 소개가 좀 남달랐다. 단순한 여행 안내서가 아닌, 쿠바에 대한 애정을 담뿍 담은 저자들이 쿠바를 두 다리로 직접 누비며 부딪혀 알아낸 것과 느낀 것들을 솔직 담백하게 적은 책이라길래 주저함 없이 집어 들었다.
어차피 내일 당장 쿠바 여행을 떠날 내가 아니기에, 그냥 쿠바의 날 것을 알 수 있기를 바랬다. 여행자에게 포장된 모습이 아닌, 쿠바 그대로의 삶은 어떠할 지. 한참 전 손호철 교수의 남미 관련 책에서도 잠깐 나오긴 했었는데, 아무래도 그 때는 남미 전체를 아우르다보니 쿠바 또한 길에 언급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쿠바를 책 한권에 걸쳐 만나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쿠바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어떤 한 가지 방향의 선입견을 가지기가 쉽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일단 체게바라가 여전히 살아 숨쉬는 곳일 테고, 자본주의의 영악함이 아직 지배하지 못하는 곳, 발전은 덜 되었지만 그만큼 인간미와 편안함이 일상을 지배하는 곳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 그리고, 그곳에 우리의 미래 사회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이 책의 저자들이 여행을 결심하기 전에 가졌던 느낌과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쿠바 또한 결국 사람이 사는 곳이란 걸 알게 됐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끝없는 미련, 물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나약함과 함께 과거에 대한 자긍심,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충돌,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로 인한 정체성의 혼돈… 그 모든 것이 공존하는 곳. 혁명의 고향이며, 체게바라가 여전히 살아 숨쉬는 곳이 아니라, 체게바라는 무덤에 누워 있고, 죽은 체게바라가 살아 있는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그곳.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 희망의 씨앗이 움트고 있는 곳.
한번 가려면 30시간이 족히 걸리는 지구 반대편의 이 나라. 책을 읽고 나니 더욱 가보고 싶어진다. 아무런 선입견 없이, 그냥 쿠바의 맨얼굴을 만나러 가보고 싶어진다. 비록 내가 원하던 해답은 없을 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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