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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가씨의 서재
  • 편집자의 마음
  • 이지은
  • 11,700원 (10%650)
  • 2020-04-16
  • : 292

너무 웃기지 않아요? 내가 노는 줄 아나 봐요.

왜 이일 저일 다 시키려고 해요?

일 많이 하려면 여기 내가 왜 있어요?

난 편하게 일하려고 여기 다니는 거예요

맡은 업무가 한 가지뿐이고 남들 다하는 야근 업무도 없고 늘 칼퇴를 하던 어떤 직원이 나에게 와서 쏟아 부었다.

회사 생활 시절, 어떤 업무를 하든지 최소한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하며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간단하고 단순한 업무라도 쓸데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사자에게 아무런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니어 직원을 교육할 때, 본인이 하는 업무를 왜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 책임감을 갖고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기를 권했다. 업무의 의미는 본인이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직원은 소위 말하는 '월급루팡'에 해당한다. 본인이 하는 행위에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않아 보였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나의 주니어 시절을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면 늘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있다. 훌륭하게 이끌어 주는 상사도 딱히 없었고 어떤 교육 같은 과정도 없었다. 중견기업만 다녀서 그런가? 그렇다고 모든 중견기업이 그렇진 않을 텐데...

그래도 날 아끼고 가르쳐 준 선배는 몇 있긴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 업계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었지.

길잡이가 되는 지침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편집자의마음 은 12년 차 현 출판 편집자 #이지은 작가가 신입 시절부터 부딪히고 깨우친 실질적인 조언들이 가득한 책이다.



서로의 마음을 돌볼 수 있다면...


서로의 마음을 돌볼 수 있다면... 으로 프롤로그가 시작된다.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작가는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게 적당하게 따뜻한 온도로 하고 싶은 말을 이어 나간다.

#이지은 작가는 운이 좋게도 앞에서 이끌어 주고 가르쳐 주는 선배를 만나서 배웠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케이스가 더 많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하나하나 기록해 나갔다. 적어도 그녀가 겪었던 힘듦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무뚝뚝했던 선배와는 달리 12년 차 선배가 된 작가는 실력은 물론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선배가 되었다.


나는 당신의 불행 앞에서

신명나게 춤추는 사람이기보다

기꺼이 함께 우는 사람이고 싶다.

p.189 에필로그


편견 없는 사람

편집자의 덕목은 편견 없는 사람,

상대를 헤아리고 살필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p.43

편견은 시야가 닫히는 지름길이다. 트랜드를 놓치지 않고 항상 몇 개월 앞서 기획을 해야 하는 편집자의 덕목은 편견이 생기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다. 편견은 스스로 한계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전 가능성도 막혀 버린다. 자기가 한가해 보여서 이것저것 시키는 것 같다던 월급루팡 직원도 스스로를 한 가지 일만 하는 사람으로 한계를 지어 버렸다. 멀티플레이어를 원하는 이 시대에 한 가지 직무만 한다고 고집하는 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편집자로 살아남기

작가는 두 달 만에 쫓겨나다시피 한 첫 직장의 트라우마에 빠져 있지 않고 스스로 문을 두드렸다. 1~2년 차 모집 구인공고에도 이력서에 차별을 주어 도전했다. 신입모집이라는 조건이 없다고 의기소침해져 우울해 하지 않고 지원했다. 그리고 잠재력을 누군가가 알아봤고, 그 누군가는 작가의 첫 사수가 되었다.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

때로는 지금의 혹한을 견딜 줄도 알아야 한다.

원하는 바가 있다면 끊임없이 두드려보아야 한다.

p.66 [신입이 출판사에 입사하는 법]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이다. 나 자신을 비춰봤다.

나는 지금 잡 체인지를 하기 위해 반백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갭 이어라는 말도 있는데 나는 왜 스스로 백수라고 칭하고 있나? 그 월급루팡 직원처럼 편견을 갖고 나에게 백수라는 이름을 스스로 붙여준 게 아닌가? 나의 위치는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직업이 바뀌면 바뀌는 직종에선 나는 신입이 된다. 내가 경력을 쌓았던 업계에서도 그랬듯이 처음은 늘 두렵고 모르는 것투성인 게 당연하다. 힘들기도 하다. 실력이 생각보다 늘지 않아 좌절감에 쌓여 왜 이 직업을 선택했는지도 망각해 버린 채 또 다른 월급루팡이 되고자 눈길을 잠시 돌려보고자 했던 것도 사실이다. 혹한을 견디려고 하지 않고 혹한을 피할 생각만 했다.


나는 계속 성장하는 사람이고 싶다

편집자로 일하면서 자기 계발은 멈추지 않았다. 나름의 업무 루틴이 있음은 물론이고 [혼나는 노트]를 작성해 스스로 고치고 발전하려고 애썼다. 마치 오답 노트와도 닮은 혼나는 노트를 작성하면서 집중력 향상, 요약&정리하는 습관은 물론 자신감도 상승했다.

그까짓 책보다는 내가 훨씬 중요하니까.

p.185

작가는 자존감이 높다. 책으로 먹고살면서 책보다 본인이 중요하다고 자신한다. 자신을 사랑하고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12년 기간 동안 정성 들여 본인을 갈고 닦아 지금을 만든 것이 글에서 보인다. 비단 출판업계 편집자에 국한되지 않고 직업을 가진 이들이라면 누구나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이다. 특히 신입 직원들은 꼭 읽고 현재의 힘든 상황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야를 키웠으면 좋겠다.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신을 지키면서

편집자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12년 차 편집자의 따뜻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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